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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가 인간사회의 근본이다

등록일 2014-08-07 02:01 게재일 2014-08-0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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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본성 속에는 악마적인 면도 있고, 천사적 요인도 있다고 했다. 성리학자들은 “교육을 통해 선한 면을 더 뚜렷이 드러내고 악한 부분을 눌러야 한다”면서 인성교육을 주창했다. 신라시대의 과거제도인 `독서3품과`는 유교적 윤리 과목들로 채워져 있었고, 그것은 고려와 조선을 거치면서 그대로 유지되었다. “우선 인간을 만드는 교육”이 최우선이라는 생각이 시대를 관통했던 것이다.

그러나 서세동점(西勢東占)의 시대를 맞으면서 서양문화가 동양을 점령하자, 그 인간관이 뒤집어졌다. 윤리적 인간이 아니라 기능적 인간으로 변해버렸다. “인간성은 개차반이라도 좋다. 시험성적만 잘 받아라” 이것이 `공부의 목적`이 돼버렸다. 그때부터 인간의 양면성 중에서 `악마적 부분`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최근 군부대에서 벌어진 수류탄 투척·총기 난사 사건으로 여러 사람이 죽거나 다친 일이라 든가, 갓 들어온 신병을 선임병들이 집단적으로 학대해 결국 죽음에 이르게 한 일 등은 바로 `악마적 본성`이 나타난 현상이다.

그동안 기능교육과 윤리교육 사이에서 학교들은 고민을 했고, `인성교육의 기치`를 높이 들기도 했지만, 그것은 다만 `목소리`에 불과했다. 인성이 출세와 부귀에 도움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회는 여전히 `기능·재능`만 평가하고, 인성을 평가하는 곳은 어디에도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검·경을 비롯한 정부 부처 전체가 나서도 학교폭력은 근절되지 않고, 군부대에서의 물리적 정신적 폭력 또한 여전해서 결국 엄청난 참상을 발생시켰다.

경북도가 산하 26개 출자·출연기관에 대한 경영평가를 하는데, 여기서도 기능적인 면은 점수를 높이 배정하고, 직원의 비리나 부정 등을 살피는 윤리경영에는 너무 낮은 점수를 배점(5점), 있으나 마나한 평가항목이 되었다. 윤리항목은 다만 `구색용`이었을 뿐이다. 그것은 다시 말해서 “무슨짓을 하든 좋으니 돈만 잘 벌어라”는 강요에 다름 아니다. S·A·B·C·D등급 중에서 A가 가장 많은 12곳이고, D는 없었는데, 관심의 대상이 되는 `새마을세계화재단`은 3곳 중의 하나인 C를 받았다. 대한민국이 세계적 존경을 받을 일을 하고도 고작 C에 머물렀다는 것은 분명 `심각한 평가상의 문제점`이다.

업무추진비가 어떻게 사용되는가를 보면, 그 기관의 청렴도를 알 수 있는데, 직원격려 회식비, 시의원 당선이나 기관장 취임 축하 화분대금 등으로 업무추진비를 쓴다든가, 관계기관 간담회나 행정업무 관련 간담회 등 추상적이고 애매모호한 표현으로 유용·전용 의혹을 사는 경우도 많다. 시민혈세를 공무원들의 주머니돈 처럼 사용하는 것은 `윤리의식의 마비`다. 공직자의 도의를 바로 세우기 위한 교육과 청렴도 제고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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