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방송 중인 지상파 3사의 수목극이 모두 놓치기 아까운 완성도와 재미를 선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시청률은 `도토리 키재기` 수준이다. 9~11% 사이에서 1%포인트 싸움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지난달 31일 시청률을 보면 KBS 2TV `조선총잡이` 11.7%, SBS TV `괜찮아, 사랑이야` 10.1%, MBC TV `운명처럼 널 사랑해` 9.7%다.
하지만 이같은 구도가 다른 때와 차별화되는 것은 이들 세편의 드라마가 고루 경쟁력을 갖춘 상태에서 시청자를 나눠가진다는 점이다. `어느 하나 볼 게 없어서`가 아니라 세 편 모두 볼 만 해서 시청률이 갈라진다는 점이 반갑게 다가온다.
◇ 운명처럼 널 사랑해 - 음란하게 코믹하게
작정하고 망가지겠다고 덤비는 장혁과 그 옆에서 사랑스러운 천사표 연기를 펼치는 장나라의 호흡은 그들에게 붙은 별명만큼 `짱짱`하다. 12년 만에 재회한 두 배우는 흠 잡을 데 없는 완벽한 호흡을 과시한다.
여기에 사실은 지극히 음란하지만 너무 코믹하게 포장해서 폭소가 터져나오는 설정과 연기도 큰 화제다.
◇ 조선총잡이 - 호쾌하게 짜릿하게
일단 긴장감이 넘쳐 짜릿하다. 호쾌한 액션도 이어진다. 그러다보니 사극이지만남녀노소를 모두 끌어들이는 힘이 있다.
이준기가 1인2역을 하는 일본 상인인 한조와 조선 최고 검객 박윤강이 동일인물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모르는 척하는 최원신(유오성 분), 최혜원(전혜빈), 정수인(남상미) 등이 속에 품은 저마다 다른 목적과 사연이 충돌하면서 이야기가 흥미롭게 흘러간다.
◇ 괜찮아, 사랑이야 - 시크하게 쿨하게
거의 모든 장면이 화보 수준이다. 조인성과 공효진은 걸어다니는 모습, 얼굴 표정 하나하나가 그냥 그림이다. 배우에 대한 자신감에서 탄생하는 극단의 클로즈업과 영화같은 고운 색감의 화면이 특징.
그런 시크함이 외피라면, 그 안에는 노희경 작가 특유의 `인간 관찰`이 결코 가볍지 않으면서도 쿨하게 펼쳐지면서 전체적으로 스타일리시한 면모를 띤다. 현대인의 다양한 정신병을 소재로 삼아 이렇게 쿨하게 풀어낼 수 있다는 것은 분명 남다른재주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