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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게 촬영장은 신나게 놀수 있는 공간이죠”

연합뉴스
등록일 2014-07-07 02:01 게재일 2014-07-07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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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신의 한수` 주연 정우성
배우 정우성(41)은 한동안 목이 말라 있었다고 했다.

영화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2008) 이후 한동안 대중에게 뚜렷이 각인될 만한 영화를 찍지 않고 보낸 시간이 4~5년 지났을 때였다. 공백을 제대로 채워야겠다는 욕구가 커진 정우성에게 1순위는 액션 영화였다.

“대부분 비슷비슷한 이야기와 구조를 재생산하는 액션영화들에 출연하기는 그랬어요. 그때 `신의 한수`를 만났죠.”

`신의 한수`는 바둑판을 배경으로 한 복수극이다. 정우성은 형을 잃은 것도 모자라 살해 누명까지 쓰게 되면서 복수에 목숨을 거는 전직 프로 바둑기사 태석을 맡았다.

`신의 한수`가 개봉 첫날부터 외화 `트랜스포머:사라진 시대`를 눌렀다는 소식이 전해진 4일 오후 정우성을 서울 종로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로봇군단을 무찌른 `신의 한수` 경쟁력은 무엇일까.

정우성은 “쉽게 볼 수 있는 오락액션 영화라는 점이 강점인 것 같다. 맥주를 마시면서 편하게 볼 수 있는 영화”라고 설명했다.

`정우성의 힘이 아니냐`는 물음에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더니 “영화의 힘이다. 모든 배우는 가능성을 갖고 있지만 배우·이야기·캐릭터의 삼합이 이뤄졌을 때 영화의 힘이 발휘되는 것”이라고 답했다.

국내에서 액션을 가장 잘하는 배우 중 하나로 꼽히는 정우성은 이번 영화에서 장기를 잘 발휘했다. 덥수룩한 머리에 뿔테 안경, 바둑판 말고는 세상사에 어두웠던 무력한 프로 바둑기사였던 태석이 인고의 시간을 거쳐 선보이는 액션들은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정우성은 “`신의 한수`에 담을 만한 액션은 충분히 담았다고 생각한다. 액션할 때는 가혹하게 몰아가야 한다. 요즘 촬영기술이 좋아졌다고 컷을 나누면 촬영기술만 보이지, 진짜 땀 냄새가 보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번 영화의 또 다른 장점은 태석뿐 아니라 내기바둑계 `절대악`으로 군림하는 살수(이범수)와 내기바둑계 전설이었던 시각장애인 주님(안성기) 등 각 캐릭터의 조응이다.

정우성은 “안성기 선배님이랑 같이 연기하는 게 좋았다”면서 “완성된 영화를 처음 접했을 때 주님이 맹기(盲棋·암흑바둑)를 두는 장면이 너무 아름다웠다”고 말했다.

액션은 자신 있지만 바둑 문외한인 정우성이 어떻게 프로 바둑기사 역할을 해냈을까.

정우성은 “영화 들어가기 전 프로 9단을 모시고 배워보려고 했는데 바둑은 그렇게 쉽게 배울 수 있는 게 아니라고 했다. 바둑은 대본에서 짜여 있는 수를 쫓아가면 되니 착수 연습을 프로 바둑기사처럼 보이도록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정우성은 숨돌릴 틈도 없이 영화 `마담 뺑덕`에 이어 `나를 잊지 말아요` 촬영 일정으로 바쁜 모습이었다. 액션이 가미된 다른 작품도 최종 결정을 앞두고 있다고 했다.

데뷔 만 20년을 맞은 정우성은 “사극도 하고 싶다. 말도 잘 타고 칼도 잘 쓴다. 하하하”라면서 끝없는 작품 욕심을 보였다.

“제게는 촬영장이 가장 행복한 공간이고 가장 잘 놀 수 있는 공간이에요. 예전에는 촬영장에서 노는 방법을 몰랐는데 지금은 신나게 놀 수 있어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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