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고 일찌감치 포기할 것인가. 그래서는 안된다. 글쓰기만 해도 그렇다. 개인적으로 문학을 하거나 글을 쓴다는 행위를 예술의 영역에 빗대 말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재능이라는 면만 따로 떼서 보자면 글쓰기는 재능과는 멀어져도 큰 상관이 없다는 쪽이다. 기본적으로 글쓰기는 노동이다. 다른 예술 분야처럼 재능이 있다면 노동의 길이 쉬울 수는 있겠지만, 그것이 없다고 지레 포기해서도 안 된다. 예술에 앞서 노동인 글쓰기는 노력만으로도 그 한계를 어느 정도는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재능은 타고 나야 한다는 말 속에 숨은 공허한 울림을 이해하고 나면 재능은 얼마든지 배울 수 있다는 그녀의 생각은 옳다. 사실 재능은 낡은 신발만큼이나 흔하기 때문이다. 누구나 재능을 지니고 있다. 물론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은 재능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 점은 중요하지 않다.” 도러시아 브랜디 여사의 `작가 수업`추천사에 나오는 말이다. 글쓰기에도 재능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미술과 음악 등의 분야만큼 재능이 필요한 건 아니다. 설사 많은 재능이 필요하다 해서 지레 겁먹고 도망갈 것까지는 없다. 글쓰기는 노동에 속하고 그 숙련도는 노력 여하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그리는 것도 어렵고 노래 부르는 것 역시 만만찮다. 글쓰긴들 다르겠는가. 하지만 글쓰기에서만큼은 노력이 곧 재능이라고 스스로에게 용기를 주고 싶다. 예술을 포기한 자리의 신산한 노동이 그래야 희망적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김살로메(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