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동안 일괄매각 불발유흥주점 등 고려 `딜레마`
포항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떠오른 포항운하 주변 상업지구가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포항시와 LH 포항사업단은 포항운하 주변 상업지구 개발을 위해 하루라도 빨리 부지를 매각한다는 방침이나 수요자가 나서지 않아 애간장만 태우고 있다.
포항시는 지난 2011년 9월 포항운하 개발사업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올해 이달 현재까지 3년 동안 이 일대 상업지구를 일괄 매각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하지만 땅을 사겠다는 투자자는 끝내 나타나지 않고 있다. 결국 LH 포항사업단은 23일 개별 공개입찰로 매각하겠다고 발표했다. 더이상 일괄매각 성사가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LH가 매각하려는 포항운하 주변 상업지구는 총 28필지 3만3천㎡로 △휴양시설(숙박) 2필지 8천365㎡ △유희시설(워터파크 및 편익시설) 1필지 7천593㎡ △특수시설(테마파크 및 편익시설) 1필지 2천826㎡ △편익시설(수변상가) 24필지 1만4천660㎡ 등이다.
이곳 상업지구에는 구역별 용도가 지정돼 있어 편익시설에는 커피숍·상가·호프집·식당 등만 건립할 수 있다.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단란주점·노래방·룸살롱·빠 등 유흥주점은 들어 설 수 없는 것. 또 휴양시설에는 호텔·모텔·워터파크·테마파크 등만 건립하도록 돼 있다.
지역 부동산업계는 “계획 당시 포항시 등이 운하가 준공되면 무조건 땅은 팔릴 것이라고 너무 안일하게 생각한 부분이 지금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지정돼 있는 구역별 용도로는 땅을 매각하는데 한계가 있다. 비록 용도가 지정돼 있지만 포항시 도시계획(건축)심의를 통해서라도 술집·노래방 등 유흥주점이 들어 설 수 있도록 하면 사정이 달라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포항시와 LH측도 현재 이 부분에 대해선 공감대를 형성하는 분위기다. 부지 매각이 순조롭지 않아 나온 궁여지책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럴 경우 당초 포항시가 구상했던 포항운하 주변 개발사업 취지와 동떨어진 유흥, 환락가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고민이다. 도시개발 전문가들도 무분별한 개발엔 반대 의견이다. 포항운하 주변은 생태계 복원케이스여서 앞으로 전국에서 관광객들이 몰려 오는 만큼 포항의 이미지를 알리는 차원에서라도 업종 선정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포항시 등은 시민 여론을 수렴 한 후 변경 여부 등을 결정한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따라서 이 문제가 공론화되면 찬반 논쟁이 치열하게 일어날 전망이다.
매각에 어려움을 겪는 또 다른 이유는 비싼 땅값도 하나의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현재 LH측이 고시한 입찰 예정가는 평당(3.3㎡) 377만~880만원. 영일대해수욕장(평당 1천400만원대)에 비해서는 절반 가량 싸지만 시내 중심가인 죽도·상대동 일대(700만원대)보다는 100만원 정도 비싼 편이어서 포항시와 LH 포항사업단이 사업비를 맞추기 위해 분양가를 올린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없지 않다. 특히 운하와 가까운 목 좋은 곳은 비록 땅값이 비싸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어느 정도 해결될지 몰라도 다소 외진 곳은 매각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이야기가 지역 부동산업계에 파다하게 퍼져 수요자 발길을 더디게 하고 있다.
5천171㎡에 달하는 호텔부지 또한 면적이 좁아 사겠다는 투자자가 없는 상태다.
/김명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