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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교육 부실화 어쩌나

김두한기자
등록일 2014-06-24 02:01 게재일 2014-06-24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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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급지 한단계씩 하향 추진, 우수교사 확보 난항<BR>“여객선 결항률 등 고려않고 일방적 잣대” 목소리

【울릉】 최근 공무원 수당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도서 벽지 등에 대해 5년마다 조정하는 특수지 지급대상지역의 정기조사에서 울릉도의 등급이 낮아져 우수 교사의 근무 기피가 우려되고 있다.

현재 울릉도는 울릉·저동초등학교, 울릉·우산중학교가 `나`급지, 남양·천부·천부초등 현포분교장과 울릉서중·울릉북중학교는 `가`급지다. 그러나 앞으로 `가`급지는 `나`급지로, `나`급지는 `다`급지로 한 등급씩 낮아질 전망이다.

하지만, 울릉도는 단순히 의료시설, 대중목욕탕, 슈퍼마켓, 금융기관, 전기시설, 기관으로부터 선착장까지의 거리 등을 잣대로 평가, 급지를 하향 조정하는 것은 안 된다는 지적이다.

우리나라 남·서해는 섬들이 많아 섬 사이로 다니기 때문에 여객선 결항이 거의 없지만 울릉도는 연간 100회, 거의 3~4일에 한 번씩 결항한다. 여객선 소요시간도 우리나라에서 최고인 3시간30분 걸린다.

특히 경북의 포항·칠곡 학생야영장은 `나`급지지만 이곳에서는 어려운 일이 발생하면 모든 조치를 초기에 취할 수 있다. 반면 울릉도는 헬기나 경비정이 아니면 갑자기 발생하는 어려움을 해결할 수 없다.

이마저도 날씨가 나쁘면 불가능하다. 몇 년 전 어린 학생이 추락사고를 당해 기상악화로 선박은 물론 헬기도 뜨지 못해 종합병원에 가지 못하고 울릉도에서 의사가 손 쓸 수도 없어 수십 시간을 머물다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하지만 울릉중학교 등은 포항, 칠곡의 야영장과 같은 `나`급지다. 애초 울릉도는 `가 A` 또는 `가`등급으로 지정해야 했음에도 육지와 동등한 조건을 가감 없이 적용해 급지가 하향 조정됐다는 지적이다.

이처럼 급지가 낮아지면 울릉도에 지원하는 교사가 없게 된다. 울릉도에서는 한 달에 한 번도 집에 가기 어려운 현실에서 차라리 육지 학교로 지원하는 편이 낫기 때문이다.

울릉도의 어려운 환경에서도 그동안 다수의 훌륭한 교사가 지원해온 것은 급수와 배점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군민들은 울릉도 교육의 백년대계를 위해 반드시 충분한 배점을 통해 훌륭한 교사가 영입되도록 정부가 도와 줘야 한다며 입을 모으고 있다.

학부모 김모(43. 울릉읍)씨는 “교사가 토요일 모처럼 육지에 나갔다가 일요일 기상악화로 여객선 운항이 중단돼 수업에 참여 못해 여론의 질타를 받는 등 애로사항이 많다”면서 “급지까지 낮아지면 우수교사 수급이 어려워 울릉교육이 망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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