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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崔시장님, 한글 계속 배우게 해주세요”

김종득객원기자
등록일 2014-06-20 02:01 게재일 2014-06-2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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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행복학교 노인들 교실 사라질 상황에 관용차 막고 항의
▲ 최양식 경주시장이 탄 승용차가 시청 주차장을 빠져 나가려는 순간 행복학교 노인들이 가로막자 시청 공무원들이 황급히 말리고 있다.

늦은 나이에 한글을 배우며 깨우쳐 온 노인들이 교육장을 구하지 못해 하소연하러 시청을 찾았다가 경주시장의 관용차를 가로 막는 소동이 발생했다.

문해교육기관인 경주 행복학교에 재학중인 고령 노인 30여명이 19일 오전 11시5분께 행사 참석을 위해 시청 주차장을 빠져 나가던 최양식 시장의 관용차량을 약 5분 동안 가로막는 일이 발생했다. 노인들은 오전 10시30분에 개회한 경주시의회 제194회 임시회 본회의를 참관한 뒤 시의회 앞에 서 있다가 때마침 시청을 빠져나가려던 최 시장의 승용차를 발견한 뒤 곧장 달려가 차량 이동을 가로막았다.

노인들의 이날 갑작스런 행동은 그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1997년 9월(개교 1992년 9월)부터 가난과 남녀차별로 배움의 기회를 놓친 노인 200여명에게 한글을 가르치고 노인복지기관의 역할을 해온 행복학교가 지난 봄부터 교실이 없어지게 될 상황에 처한 것.

노인들은 그동안 경주청년회의소 건물 지하의 한림야간중고등학교 교실을 사용해 왔으나 올해초 사용 불가 통보를 받은 뒤 한차례 연장된 기한이 6월말 다가오고 있지만 옮길 곳을 찾지 못했다며 5분에 걸쳐 자신들의 사연을 전했다.

사정을 들은 경주시 시정새마을과 관계자는 “딱한 사연을 듣고 여러 곳을 알아봤지만 어르신들을 위해 버스정류장과 가까운 곳이 없어 고민이 많지만 지금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종득객원기자

imkjd@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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