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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서 홀로서기, 신인가수된 기분”

연합뉴스
등록일 2014-06-16 02:01 게재일 2014-06-16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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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로콜리 너마저` 윤덕원 싱글 `흐린길` 발매… 8월 정규앨범 공개
2007년 인디 음악계에 새벽녘의 햇살처럼 찾아온 밴드가 있다.

밴드의 이름도, 주목받은 노래의 제목도 기발했던 그들은 풋풋한 사운드에 당시 `88만원 세대`로 묘사되던 청춘을 대변하는 상실과 위로의 감성을 담아 잔잔하면서도 묵직한 여파를 남겼다.

바로 밴드 `브로콜리 너마저`와 히트곡 `앵콜요청금지` 이야기다.

2005년 9월 결성된 밴드가 어느새 활동 10년차를 맞이한 올해, 밴드의 `청일점`으로 베이스와 노래를 맡아온 싱어송라이터 윤덕원이 자신의 첫 솔로 앨범을 발표했다.

밴드의 리더에서 솔로 가수로서 새로운 여정을 시작한 그를 최근 서울 종로에서 만났다. 산전수전 겪으며 밴드의 중심을 잡아온 그이지만 뜻밖에 아직 `가수`라는 표현이 입에 잘 붙지 않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동안 `인디 밴드`라는 명칭이 묘한 방패 같은 명함이 됐던 것 같아요. 그러다 이제 가수 윤덕원이라고 말해야 할 순간이 온 것이죠. `가수`라는 표현이 아직은 조금 민망하고 어색한 느낌이에요. 신인가수의 마음가짐입니다.(웃음)”

앨범에는 타이틀곡 `흐린 길`과 `갈림길` 등 두 곡이 담겼다. 모두 아린 이별의 감성이 지배한다. `우리의 갈 곳은 이 흐린 길에 어디인지`라고 쓸쓸히 되묻거나 `엇갈리네 우리는 참 길고 오래도`라고 한숨 쉬는 곡은 언뜻 평범한 이별 노래 같지만 행간마다 청춘이 상처입기 쉬운 시대의 공기가 느껴진다.

“일반적인 사랑과 이별에 대한 노래는 아니에요. 우리 세대는 사실 외부적 요인으로 힘들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이런 생각이 들었죠. 예컨대 젊은 부부가 집을 구할 때 얼마나 힘들까. 누군가는 직장 생활이 얼마나 힘들까. 그런 현실을 겪으며 연인이 헤어지고 혼자 남는 순간을 그리고 싶었어요.”

`흐린 길`과 `갈림길`은 가사 내용이 이어지는 느낌이 있다. 그는 “8월에 솔로 정규 앨범을 발표하는데 이 두 곡을 포함해 아홉 곡이 수록될 예정”이라면서 “연작 소설처럼 노래가 이어진다. 감정선은 연결되면서 각 노래의 편곡은 변화를 줄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브로콜리`의 노래는 당시 바쁜 일상 속 지친 기분을 담았다면 솔로 앨범은 그동안 직업 뮤지션으로서 조금씩 발전한 부분이 반영된 것 같다”며 “목소리도 조금 바뀌는 등 새로운 모습을 보이고자 한다”고 차이를 짚었다.

특히 이번 앨범은 `더 클래식`의 박용준이 편곡과 건반 연주를 맡고 함춘호(기타), 신석철(드럼), 민재현(베이스) 등 국내 최정상 연주자들이 녹음에 참여했다.

`더 클래식`의 팬인 그의 부탁을 박용준이 받아들여 곡 작업을 진행했다고 한다. `더 클래식`에 대해 묻자 데뷔 연도부터 활동 과정까지 줄줄 외우는 모습에서 깊은 `팬심`이 느껴진다.

“1집부터 너무 좋아해 정말 많이 들었어요. 1집은 `테이프`도 두 장 있죠. 멜로디와 가사를 잘 살려주실 것 같아 어렵게 부탁드렸는데 흔쾌히 받아주셨어요. `자기 음악`하는 후배가 부탁하는 게 좋아 보이지 않았나 생각하고 있어요.(웃음)” 그는 “인디 밴드 음악을 하면서 선후배 시스템에 들어가기보다 혼자 `비비면서` 오다 보니 독특할 수도 있지만 매너리즘에 빠지는 등 한계도 있었죠. 그러다 선배들과 작업하면서 앞으로 오래 해나갈 힘을 얻었죠. 세계관이 넓어졌다고나 할까요.”

공연은 계속했지만 2012년 EP 이후 밴드의 앨범이 나오지 않았다. 그러다 갑자기 솔로로 데뷔하니 밴드의 현재와 미래를 궁금해하는 팬이 많다.

“(밴드 활동을) 몇 달 쉬었는데요.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고 한 멤버가 곧 출산을 앞두고 있어서 불가피한 부분이 있어요. 사실 예전에 제가 결혼하고 아이를 낳은 뒤에도 잠시 활동을 쉬었죠.” 그는 “밴드 활동의 공백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작년 말부터 본격적으로 개인 작업을 해왔다”며 “다른 멤버도 자기 일을 해나가고 있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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