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 선거가 끝났다. 행운의 열쇠를 거머쥔 당선인들이 대거 정치무대로 등장했다. 운이 좋은 사람들이다. 운칠기삼(運七技三)이라는 말은 선거판에 어울리는 말 중의 하나이다. 다른 후보자들보다 특별히 인품이 훌륭해서, 특출한 정치 감각을 지녀서, 대민 의식이 보다 투철해서 당선인이 된 게 아니다. 운명과 우연이라는 행운이 그들 손을 들어줬을 뿐이다. 다른 후보자 그 누구도 운이 좋았다면 그 자리를 대신할 수 있었다.
연구에 의하면 성공 기업인 1천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계획적으로 노력해 성공을 거뒀다`고 주장한 사람은 25퍼센트에 지나지 않았다. 나머지 75퍼센트는 `우연한 기회에 성공의 길로 들어섰다`고 응답했다. 또한 미국의 포브스 선정 대부호 천여 명을 대상으로 성공 요인을 분석한 결과 그들의 공통점은 4가지로 압축됐다. 승부욕과 경쟁심, 타이밍 그리고 행운이었다.
당선자들도 이 네 가지 공통점의 세례를 받은 것과 다를 바 없다. 그러니 겸손해질 필요가 있다. 운은 언제나 반반으로 온다. 행운인 것처럼 보이지만 금세 불운으로 뒤집히고, 불운으로 다가오지만 행운으로 바뀌기도 하는 게 사람 일이다. 주어진 운을 어떻게 정치적으로 쓸 것인가. 마쓰시다 고노스케의 행운론에 기대어 당선자들은 겸허한 자세라는 기본만은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김살로메(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