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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곧 마음

김살로메(소설가)
등록일 2014-06-05 01:33 게재일 2014-06-0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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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은 곧 마음이다. 몸이 말을 들어야 맘이 원하는 걸 할 수 있다. 아무리 심오한 영혼도 시작은 사소한 몸이다. 몸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마음마저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고 만다. 마음만 저곳을 바라보면 뭐하나. 몸 지쳐 여기 쓰러져 있는데 마음 드높이려면 몸 단련이 먼저라는 걸 뼈저리게 느끼는 요즘이다.

더우면 땀범벅이 되고, 추우면 콧물 범벅이 된다. 바람 불어 꽃가루 날리면 재채기는 멈출 줄 모르고, 바람 잦아들어 건조해지면 눈물이 비 오듯 쏟아진다. 땀, 콧물, 재채기, 눈물 사종 범벅 세트는 그나마 참을 만하다. 조금만 경사 진 곳을 올라도 숨이 금세 차오는 것은 정말이지 견디기 어렵다. 내 젊은 날 아버지의 그런 모습을 그토록 싫어했으면서 지금의 나 역시 거기에서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다.

몸은 정직하다. 특히 몸의 외피는 그렇다. 평소 얼마나 관리를 했느냐에 따라 멋진 몸매와 그렇지 않은 몸매로 나눠지기도 한다. 그렇다고 몸매와 건강이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보기 좋은 몸이 꼭 건강하다고만은 할 수 없다. 꾸준한 운동으로 몸을 다져온 사람도 하루아침에 건강을 잃는 경우도 있고, 운동이라면 진저리를 치는 사람도 건강을 유지하는 사람도 많다. 운동 유무에 관계없이 건강은 함부로 자신 할 수 없다.

건강은 체질과도 관계가 있다. 조상이 어떤 유전 인자를 물려줬느냐에 따라 건강 체질과 허약 체질로 나뉜다. 건강한 신체를 유지하는 사람들은 허약한 체질로 헤매는 사람들을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한다. 단순히 운동을 하지 않아, 제대로 관리를 하지 않아 건강을 잃었다고 생각한다. 인정한다. 그렇지만 건강 체질을 지닌 사람들이 하는 노력의 열 배를 더해도 근본적으로 그들의 좋은 유전 인자를 따라잡을 수는 없다. 그럴수록 노력해야 하는데 잘 되지 않는다. 언제나(운동하지 않을) 핑계는 많고, (운동해야 할) 절실함은 부족하다.

몸이 곧 마음이다. 몸 부실한 자 마음 단단할 리 없다. 조상 탓도 소용없다. 내 마음을 위해 몸 반성부터 할 일이다.

/김살로메(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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