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명 귀순의사… 처음부터 탈북 의도 가능성 조사
선장 겸 선주인 Y씨(울릉읍 도동리)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후 1시 30분께 울릉도 해상 2마일(삼선암~쌍정초)에서 주낙(연승·100~150여 개의 낚시를 행으로 달아 고기는 잡는 어업) 작업하던 자신의 어선(6.5t·연승어업)에 괴선박이 접근했다는 것.
Y씨는 이어 시커먼 선박이 다가와 중국 배인 줄 알았는데 20~30대 3명이 타고 있었고, 이들 중 누군가 “선장동무, 기름이 없어 표류하고 있는데 기름 좀 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Y씨는 직감적으로 위협을 느끼고 “지금 현재 상태로는 기름을 넘겨 주기 어렵다”며 시간을 끌면서 도망갈 궁리를 했다.
괴선박의 선원들은 자신들의 선박을 Y씨 어선에 붙이려고 했으나 Y씨는 어선에 묶어둔 주낙을 끊고 필사적으로 달아나 동해해경 울릉파출소에 오후 2시10분께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울릉파출소 해양경찰과 독도, 울릉도를 지키는 경비함이 현장에 출동해 괴선박을 추적해 검거했으며 조사결과 북한선박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북한 선박에 승선했던 3명의 선원은 모두 20~30대 남성으로 이들 중 2명은 구조 후 조사 과정에서 우리 측으로 귀순 의사를 표명했고, 나머지 1명은 북한으로 돌아가기를 희망했다고 통일부가 밝혔다.
이들이 타고온 1.2t급 목선은 수리가 어려워 폐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모 사업소 소속 어부인 이들은 지난달 28일 청진 지역에서 출항했고, 구조 당시 그물 등 조업 도구와 식량을 갖고 있었다.
정부는 이들이 조업 중 뜻하지 않게 표류했다기보다는 처음부터 탈북을 계획하고 남쪽으로 향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한편, 북측은 이날 오전 어선과 선원 모두를 즉시 돌려보내 달라고 요구하는 내용의 전화통지문을 남북장성급 군사회담 수석대표 앞으로 보내왔다.
울릉/김두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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