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모`는 독일 작가 미하엘 엔데의 동명 소설 제목이기도 하고, 프랑스 작가 에밀 아자르의 소설 `자기 앞의 생`에 나오는 주인공 이름이기도 하다. 두 소설 다 모모라는 이름의 주인공이 등장하지만 서로 다른 캐릭터이다. 전자의 모모는 여자아이 이름이며 시간에 관한 이야기라면, 후자에서의 모모는 남자 아이 이름이고 사랑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당시 유행하던 이 노래는 미하엘 엔데의 모모에서 따온 것일까, 에밀 아자르의 모모를 말하는 것일까. 노래가 유행하던 당시는 막연히 책 제목과 같은 모모에서 빌려왔거니 여겼다. 인터넷도 없던 시절이고, 책도 읽지 않았으니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가사에 `시계바늘`과 `사랑`이란 낱말이 같이 등장하다 보니 모모의 정체가 헛갈리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주제 가사에 해당하는 부분을 보면 에밀 아자르의 `자기 앞의 생`에 나오는 모모라는 걸 알 수 있다. 소설 초반, 하밀 할아버지에게 사람이 사랑 없이 살 수 있느냐고 모모가 묻는다. 할아버지는 그렇다고 대답하면서 고개를 숙인다.
소설 후반부에 가면 모모가 다시 할아버지에게 묻는다. 사람이 사랑할 사람 없이도 살 수 있느냐고. 그러면서 모모 스스로 대답한다. “제가 어렸을 때 할아버지가 그러셨잖아요. 사람은 사랑 없이는 살 수 없다고.”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참 기쁨으로 할아버지 얼굴은 환해진다. 사랑을 부정했던 할아버지에게 모모가 사랑을 일깨워준 것. 남은 생 어떤 방식으로 살아야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모모는 결코 철부지가 아니었다.
/김살로메(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