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 최하위 인지도 극복하며 끝까지 선전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새누리당 포항시장 후보 경선이 이강덕 전 해양경찰청장의 승리로 끝이 났다.
이 청장이 이번 경선의 주인공이 됐지만 막판까지 박빙의 승부를 이어갔던 김정재 전 서울시의원의 선전도 빛이 났다. 비록 선거여론조사 조작사건과 금품수수 사건으로 얼룩지긴 했지만 이번 경선을 화려한 민주주의 축제장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선거전에 가장 늦게 뛰어들어 여론조사 꼴찌 후보에서 최종 2강 결승 라운드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더욱이 여성 후보로서의 한계를 뛰어넘어 여러 남성 후보들을 차례차례 따돌리며 최종 결승에까지 진출하며 남성보다 강한 뚝심을 보여줬다. 무엇보다 지방정치에도 여성들이 진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함으로써 여성정치계의 표상이 됐다.
김 후보는 기초단체장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되는 시점을 앞두고 포항시장 출사표를 던졌다. 다른 후보들과 출발점이 수개월 이상 뒤졌고 당연히 여론조사도 최하위였다.
김 후보는 `포항의 혁신을 위한 스마트하고 부드러운 리더십`을 슬로건으로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나섰고 선거 초반에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의 여성전략공천자로 선정, 거의 공천권을 거머쥐는 듯했다. 하지만 새누리당 최고위에서 전략공천이 전격 취소되는 비운을 겪었다. 김 후보는 새누리당의 원칙 없는 결정에 강하게 항의할만도 했으나 `스스로 싸워 이기겠다`며 당의 결정을 순순하게 받아들였다.
이후 포항시장 경선 컷오프를 통과했고 마지막 공원식 후보의 사퇴로 전세를 역전시킬 기회를 얻었다. 2명 후보로 압축된 상황에서 3명 후보를 상대로 한 경선 여론조사의 부당성을 제기해 경선을 연장전으로 몰고 갈 수 있었던 것. 부당경선의 이의를 제기하며 경선불복도 불사하는 것이 통상적인 정치적 수순이다. 하지만 김 후보는 세월호 침몰사태로 인한 조용한 경선을 원하는 새누리당 방침을 수용하며 충직한 정당인의 자세를 끝까지 견지했다. 기존 정치판에서 생각할 수 없는 당당함과 의연함을 보여줌으로써 새로운 정치변화와 개혁의 본보기가 됐다.
김 후보는 포항여고와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학사·석사, 미국 프랭클린피어스대 법과대학원을 졸업했다. 지난 2006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의 텃밭인 서울 서대문갑에 출마해 서울시의원에 당선돼 재선에 성공,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던 새누리당내 촉망받는 차세대 여성 정치지도자로 주목을 받아왔다.
/정철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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