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도 라라타의 `애도하는 사람`에 나오는 한 구절이다. 소설의 주인공 시즈토는 별난 남자다. 전국을 떠돌아다니며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의 죽음을 애도한다. 그 방식은 유별나다. 그 사람의 긍정적인 면 세 가지만 조사해서 현장을 찾아가 애도한다. 각종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사람들의 죽음은 정상적인 면보다는 비정상적이거나 안타까운 죽음일 경우가 많다. 주인공은 그런 사람들의 뒷조사를 한다. 그 조사라는 건 단순하기 그지없다. 죽은 이가 누구를 사랑했고, 누구한테 사랑을 받았으며, 누가 그에게 감사했는지 등만 조사한다. 어릴 적 새 한 마리의 죽음을 목도한 이후 모든 죽은 것들의 긍정적인 면만을 기억하기로 한 것. 그것이 애도의 진실성에 최대한 가깝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사람 관계란 게 두부 자르듯 명쾌하게 설명되어질 수 있는 게 아니다. 때로는 오해와 더러는 억지로 꼬이기도 하는 게 사람 사이이다. 가까운 타인의 죽음 앞에서 애증의 감정이 뒤섞이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애도의 본심에는 복잡한 심경이 필요치 않다. 타자의 죽음을 애도하는 방식은 그 사람의 좋은 점만을 기억하는 것, 즉 진심만으로도 충분하다.
600여 페이지가 넘는 소설은 시즈토의 시선을 빌려 삶과 죽음이 다르지 않음을 진중하게 보여준다. 삶과 죽음의 관계가 전혀 다른 게 아님을 실감하는 요즘이다. 나는 누구를 사랑하는가, 누구에게 나는 사랑 받고 있던가, 누구에게 감사함을 느끼도록 한 적이 있던가, 반대로 누구에게 충분히 감사함을 전한 적이 있던가. 내 애도의 방식이, 또한 타인의 나에 대한 애도의 방식이 그저 단순한 진심이 될 수 있도록 남은 날들을 담백하게 살아야겠다.
/김살로메(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