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재선충병 방제의 마지노선에서

등록일 2014-03-31 02:01 게재일 2014-03-31 18면
스크랩버튼
▲ 최재인포항시 소나무재선충병방제T/F팀 주무관
애국가 2절 `남산 위의 저 소나무 철갑을 두른 듯…`에서 보듯이 소나무는 우리나라를 상징한다. 비바람에도 변함없이 푸르게 서 있는 모습은 수많은 외침과 시련에도 의연하게 세계무대에 우뚝 서 있는 우리나라와 한민족의 혼을 나타낸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우리나라와 민족의 혼을 상징하는 소나무들이 재선충병으로 신음하고 있다.

나는 올해 초 포항시 도시녹지과 소속 소나무재선충병방제 T/F팀에 발령받은 새내기 공무원으로서 이 안타까운 현장에서 일하면서 느낀 단상(斷想)을 적고자 한다.

국내에서 재선충병은 1988년 부산지역에서 처음 발생돼 지구 온난화의 바람을 타고 2014년 현재 이곳 포항까지 확산돼 기승을 부리고 있으며 또 다른 북상을 시도하고 있다. 만약 포항에서 재선충병 확산을 막지 못한다면 영덕·울진 지역의 금강송림과 송이산지의 피해도 불을 보듯 뻔한 일이어서 이곳은 재선충병 방제의 마지노선으로 반드시 사수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 포항시는 산림청과 MOU를 체결하고 자체 T/F팀을 조직해 배수진을 치는 각오로 재선충병 방제에 전 행정력을 기울이고 있다. 재선충병에 감염된 소나무는 100% 고사한다.

매개충 솔수염하늘소에 의해 이동되는 재선충은 5일 만에 성충이 돼 몸속의 바이러스가 퍼지듯이 기하급수적으로 증식하여 소나무의 수분과 양분의 통로를 막게 되어 소나무를 고사하게 만든다. 지금까지 재선충병에 감염된 소나무에는 특별한 치료 방법이 없다. 그래서 다른 나무에 대한 전염과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고사목의 이동을 차단하고 매개충을 없애야 한다.

이를 위해서 우리가 하는 작업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고사 소나무를 파쇄하는 것이다. 이 방법은 1.5cm 이하로 고사목를 잘게 부수어 매개충을 없앨 수 있다. 그 후 바이오메스 에너지로 재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다. 우리 포항시에서는 산림조합의 팰릿 공장에서 피해목을 처리하고 이를 대체 에너지화 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둘째, 피해목 훈증 방법이다. 이것은 약물을 이용해 피해목을 훈증시켜 매개충을 죽이는 것이다. 소나무를 잘라 무더기를 만들고 그 안에 약재를 넣어 비닐로 덮어 두면 그 속에서 매개충은 약물에 의해 죽게 된다. 이 방법도 자체 방제단과 산림조합, 산림사업법인 등 관계 기관과 함께 지속적으로 작업을 하고 있다.

포항 지역은 올해 유래 없는 폭설과 잦은 강우로 재선충병 방제 작업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우리 방제팀은 3, 4월을 소나무 재선충병 방제의 중요한 분수령으로 생각하고 산림청을 비롯한 관계기관과 지역의 해병대 병력과 협력하여 T/F팀을 중심으로 매개충 우화기 이전인 5월 전에 전량 방제를 목표로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러한 방제 작업에 지역의 국회의원들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방제 사업 예산 확보에 큰 도움을 주고 있으며 특히 김재홍 부시장은 시장 권한대행 부임 첫날 방제 작업 현장을 방문해 작업을 독려하는 등 재선충병 방제 업무를 시정의 역점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존재하는 것의 소중함은 그것이 소멸되거나 사라지려고 할 때에 더욱 간절히 느끼는 것처럼 우리 민족의 혼을 상징하는 소나무를 지키는 일에 대한 막중한 책임감을 새삼 느끼게 된다. 소나무 재선충병으로 인한 산림자원 황폐화의 위기를 극복해서 더 푸르고 아름다운 국토로 가꿔 나가리라 다짐해 본다.

특별기고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