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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먼저 소나무의 파수꾼이 돼야

등록일 2014-03-06 02:01 게재일 2014-03-06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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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말분경북도의원
소나무는 우리 겨레의 상징이다. 소나무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불 때나 고요할 때나 항상 우리의 자연과 어울리는 특질(特質)을 지니고 있다. `남산 위에 저 소나무, 철갑을 두른 듯 바람서리 불변함은 우리 기상일세` 라는 애국가처럼, 소나무는 민족의 푸른 기상과 굳은 절개의 상징이자 한국의 정신인 것이다.

때문에 소나무는 우리나라 전체 산림의 25%를 차지하며 예로부터 궁궐 등 주요 건축물에 가장 좋은 건축자재로 활용됐고, 그 잎과 뿌리는 각종 식품과 약재 등으로 사용돼 왔다. 연간 산림의 공익기능가치 58조8천억원 가운데 약 15조원을 차지하는 소나무는 우리 민족에게 역사적·경제적·자원적·문화적 가치를 지닌 소중하고 특별한 수종인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귀한 소나무가 `소나무 에이즈`로 불리는 재선충병으로 큰 고초와 수난을 겪고 있고 더군다나 현재까지 소나무재선충 자체를 박멸하는 방법은 없어 안타까움이 더 크다. 그나마 매개충의 확산경로 차단을 위한 고사목 벌채, 훈증, 항공살포 등이 주요 방제법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은 소나무재선충병으로 이미 소나무가 멸종위기에 처한 상태이며, 대만은 방제 자체를 포기했고, 중국 또한 재선충병의 확산을 막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재선충병은 한 번 감염되면 순식간에 소나무 숲을 황폐화시키는 무서운 병이다. 아직까지 치료법이 개발되지 않아 치사율이 100%에 달한다. 예방과 확산 방지만이 소나무를 보호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인 셈이다.

경북에서는 2001년 최초 발병 이래 현재까지 62만그루의 소나무가 피해를 입었고, 지난 2013년 한해 도내 10개 시·군에 8만7천그루가 소나무재선충병으로 피해를 입었다.

혹자는 이대로 가다가는 50년 후 남한에서, 100년이 지나면 한반도에서 소나무를 볼 수 없다며 우려한다. 그런 일은 없어야겠지만 감염되면 100% 말라 죽게 하는 재선충병을 얕보다가는 소나무를 볼 수 없는 `국가적 재난`을 맞을 수도 있다.

시·군별로는 포항이 6만9천그루로 도내 피해목의 79%를 차지해 피해가 가장 심각하며 경주(12%), 구미(5%)가 그 뒤를 잇고 있다.

이에 경북도에서는 지난해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특별대책단까지 출범시켰지만 소나무재선충병 확산방지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이제 남은 방법은 하나이다. 우리 도민 한사람 한사람 모두가 우리 후손에게 물려줄 귀중한 산림을 지키는 파수꾼이 돼야 한다. 즉, 민(民)과 관(官)이 힘을 모아 도민들은 고사목 발견 즉시 관계당국에 신고하고 관계당국에서는 감염지역의 소나무 이동에 대해 철저한 통제와 피해목 및 감염목 주변의 소나무를 제거해 재발 여지를 없애야 한다.

또한 상시 전문 방제단 운영 등 상시적인 방제시스템 구축과 재선충병 완전 박멸시까지 지속적인 운영이 필요하다. 근원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재선충병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에 대한 다양한 천적을 이용한 방제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중요한 해결책이 될 것이다.

1988년 부산 금정산에서 국내 처음으로 발병한 소나무재선충병을 25년이 지난 현재도 걱정해서야 되겠는가. 애국가를 힘차게 부르고 이에 소나무가 `응답`하도록 우리 모두가 소나무를 살려내자.

2014년 올해는 경상도 개도 700주년이다. 이번 기회에 도민 모두가 합심해 한국의 정신인 소나무를 외래의 병해충인 소나무재선충병의 공포로부터 완전히 벗어나는 원년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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