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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사랑만 했지만… 사랑, 그 감정은 알죠”

연합뉴스
등록일 2014-02-11 02:01 게재일 2014-02-11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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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번째 미니앨범 `빠른 열아홉`으로 돌아온 유승우
젖살이 몰라보게 빠진 유승우(17)는 어깨 한쪽에 기타를 메고 있었다. “어딜 가든 기타가 함께 해야 마음이 편하다”고 배시시 웃었다.

그는 지난 2012년 엠넷 `슈퍼스타K 4`에서 `톱 6`까지 오르며 화제가 됐다. 15세의 나이에 독학으로 배운 기타를 치며 인디밴드 불나방스타쏘세지클럽의 `석봉아`를 불러 단박에 `천재 소년`으로 불렸다.

그러나 지난해 5월 발표한 데뷔 앨범 `첫번째 소풍`의 성적은 오디션 프로그램의 화제성에 비해 다소 아쉬웠다. 그로 인해 10일 발매하는 두 번째 미니앨범 `빠른 열아홉`에서는 유승우의 성장과 변화를 보여주겠다는 각오가 남달랐다.

최근 서울 종로구 수송동에서 인터뷰한 그는 “아직은 `슈퍼스타K` 때 팬이었어요`라고 말하는 분들이 많으니 오디션 가수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 같고 외적으로도 `귀여운 남동생`, `어린애`라고 여긴다”며 “앨범을 낼 때마다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면 언젠가 이런 수식어 대신 `실력 있는 뮤지션`이란 소리를 듣게 될 것 같다. 욕심내지 않고 차근차근 발전하고 싶다”고 어른스럽게 말했다.

9개월 만의 새 앨범 제목은 `빠른 열아홉`이다. 유승우는 올해 한국 나이로 18살이지만 한국 특유의 문화인 `빠른 1997년생`이어서 새 학기가 시작되면 19살 친구들과 함께 고등학교 3학년에 진학한다. 남들보다 빨리 음악 활동을 시작해 일찌감치 사회생활에 뛰어든 유승우의 현재와 고민을 표현한 제목이기도 하다.

실제 유승우는 지난 2년 사이 인생의 반전을 겪어 갑작스럽게 쏟아진 스케줄과 새롭게 접하는 인간관계 등에서 남모를 힘겨움을 겪었다. 충남 천안시 성환읍 출신인 그가 중학교 3학년 때 미국 싱어송라이터 제이슨 므라즈에 홀딱 반해 기타를 잡은 지 2년 만이었다.

“새로운 만남과 업무 등 직장 초년생이 겪는 스트레스와 비슷할 것 같아요. 전 학교와 일을 병행하다 보니 몸이 힘든 게 고민이었는데 또래 친구들에게는 복에 겨운 소리죠. 또 앨범을 만들면서 겪는 시행착오 탓에 스트레스도 있었지만, 생각도 깊어지고 배워가는 걸 느꼈어요. 그러니 엄살 부리기엔 약한 소리밖에 안 되겠죠. 하하.”

이번 앨범은 성인의 문턱을 넘기 전이기에 표현할 수 있는 풋풋함이 느껴진다.

타이틀곡 `입술이 밉다`는 미디엄 템포의 팝 발라드로 가사에는 `고백하지 못하는 내 입술이 밉다`는 짝사랑하는 남자의 아쉬움이 담겨 있다. 이전과 변화를 주려고 유승우 하면 떠오르는 어쿠스틱 기타 소리를 뺐다. 그러나 특유의 미성은 여전하다.

그는 “짝사랑만 세 번 해봐서 그 감정은 안다”고 웃었다. 함께 자리한 스태프가 “아직 모태 솔로(태어나서부터 한번도 이성 교제를 하지 않고 솔로로 지낸 사람)”라고 거들자 “제대로 된 사랑을 못해봐도 사랑 느낌과 감정의 변화들은 알 것 같다”고 쑥스러운듯 말했다.

그는 자작곡 `그날`에서도 사랑과 이별을 노래했다.

“평범한 남녀가 헤어졌는데 남자는 여자가 자신을 잊고 잘 사는 것 같고, 여자는 남자가 홀가분하게 느끼는 것 같다는 내용의 평범한 이별 이야기예요. 소설을 쓴 뒤 가사를 붙였는데 내용은 뻔해도 경쾌하게 편곡해 반전을 줬죠.”

앞서 선보인 자작곡에서도 그는 부족한 사랑 경험에 비해 조숙함을 보여줬다. 첫 앨범의 `한심한 남자가 부르는 노래`와 `서툰 사랑`, 지난해 10월 싱글로 발표하고 이번 앨범에도 수록한 `유후?`(U Who?) 등에서다.

그는 “`슈퍼스타K 4`에서 탈락한 뒤부터 곡을 썼다”며 “`왜 이제야 썼지`란 생각을 했다. `서툰 사랑`은 내가 발라드 가수 선배들의 감성을 좋아해서 비슷하게 흉내 낸 자작곡이었다면 점차 내 색깔을 찾아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래서 앞으로 해보고 싶은 음악은 무궁무진하다. 유승우가 `슈퍼스타K 4`에서 `석봉아`를 부를 때의 독특한 개성을 발현시켜 나가는 것은 여전히 숙제다.

“어쿠스틱한 사운드의 음악은 계속 하겠지만 50중주 오케스트라와 함께 장엄한 음악도 해보고 싶고 클라리넷, 아이리시 휘슬 등이 들어간 음악도 해보고 싶어요. 버스커버스커의 사운드와 가사, 크레용팝의 개성이 대중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듯이 다양한 시도를 해보며 저만의 색깔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이어 나답게 살고 싶은 게 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롤 모델이 제이슨 므라즈인데 그의 삶이 부럽다”며 “그는 아보카도 농장을 짓고 살면서 음악을 열심히 만들고 세계 투어를 하며 다양한 문화를 경험한다”며 “먼 미래에는 그렇게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노래하고 싶으면 팬카페에 `8시에 한강에서 봐요`라고 올린 뒤 팬들과 피자를 먹으며 노래하고 싶다”며 “내가 꿈꾸는 대로 사는 날을 기대한다. 방종이 아니라 음악과 인생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삶”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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