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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영화계서 가장 주목할 스타 여진구

연합뉴스
등록일 2013-12-30 02:01 게재일 2013-12-3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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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맡은 역 한없이 빠져드는 배우 되고파”

도대체 이런 목소리는 어디서 왔을까? 들어본 적 없는 중저음의 탁한 듯 감미로운 목소리. 이런 형용 모순으로밖에 설명할 수 없는 목소리의 주인공은 십 대 소년이다.

연합뉴스 영화담당 기자들이 선정한 내년 영화계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스타는 `화이:괴물을 삼킨 아이`로 올해 영화 신고식을 치른 배우 여진구(16)다. 영화 제목처럼 `괴물` 같은 신인이다.

“`화이` 덕분에 칭찬을 많이 받았어요. 상도 받았죠. 그만큼 많은 분이 관심을 두시고 있다는 뜻인데, 무척 감사합니다. 앞으로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그는 `화이`로 올해 각종 영화제에서 신인상을 독식했다. 제34회 청룡영화상과 제33회 영평상에서 신인남우상을 받았다. 제50회 대종상에선 `화이`가 출품되지 않아 아쉽게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

여진구의 장점은 독특한 목소리와 잘생긴 외모도 있지만 끊임없는 연습과 연기에 대한 열정이다. `화이`를 연출한 장준환 감독에 따르면 그는 좀 더 나은 감정을 위해 똑같은 장면을 10여 차례 반복해 찍기도 했다.

“아주 좋았어요. 드라마에선 시간이 부족해 찜찜하더라도 테이크를 많이 가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화이`에선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볼 수 있었어요. 현장에서 고민할 시간도 많았고요. 감독님의 요구에 따라 테이크를 많이 갔지만 지친 적은 없었어요. 똑같은 감정을 연기했다면 지쳤을 텐데, 할 때마다 감독님이 새롭게 주문했어요. 감독님이 세심하게 많은 걸 챙겼는데 정말 대단하세요.”

지난해 빅히트한 TV 드라마 `해를 품은 달`로 혜성처럼 등장한 연기자인 것 같지만 사실 그는 8살 때인 지난 2005년 영화 `새드무비`로 데뷔한 아역 출신 연기자다.

“어린 시절 TV를 보고 브라운관과 스크린에서 활동하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부모님에게 연기자가 되겠다고 했죠. 부모님은 흘려듣지 않으시고 `해보고 싶으면 해보라`며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셨어요. 지금까지 부모님의 든든한 지원으로 연기하고 있습니다. 감사하게 생각해요.”

지금은 스타덤에 올랐지만, 위기도 있었다. 미성의 소유자였던 그에게 변성기가 찾아오면서 그는 슬럼프에 빠졌다. 중학교 1년 때 찾아온 변성은 중3까지 계속됐다. 까끌까끌하고 거친 목소리는 그의 콤플렉스를 건드렸다.

“많이 헤맸어요. 목소리가 갈라지니까 거기에 집중하다 보니 감정전달이 잘 안 됐죠. 어떻게 연기해야 할지 고민에 빠졌습니다. 그러다가 `해를 품은 달`을 연기하고 있는데 제 목소리가 좋다는 이야기를 주변에서 해주시는 거예요. 기쁘기도 했지만 당황했습니다.”

여진구는 드라마와 영화를 거쳐 현재 tvN의 시트콤 `감자별2013QR3`로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다. 순발력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시트콤 출연은 그에게 또 다른 도전이다.

“드라마보다도 더 촬영 속도가 빨라요. 템포가 빨라서 조금 힘든 측면도 있지만, 시트콤이라서 그런지 웃을 일이 많아요. 재밌어요.”

방송과 영화를 넘나들며 여러 장르에서 맹활약하고 있지만, 그는 아직 십 대 소년이다. 아침 일찍 어머니가 깨워도 침대에서 꼼지락거리길 좋아하고 친구들과 농구와 축구를 즐기며 영화관에서 영화 보는 걸 좋아한다. 그리고 머지않은 장래에 대학 진학도 선택해야 하는 고교생이기도 하다.

“연기도 좋지만, 학생으로서의 학업도 포기하고 싶진 않아요. 전 배우를 할 것이기에 때문에 배우로서의 시간은 많이 남아있지만, 학생으로서의 시간은 많지 않은 것 같아요. 아쉬움이 많아요. 2학년 때는 좀 더 학업에 열중하고 싶습니다. 대학에 간다면 연기보다는 심리학을 공부하고 싶어요.”

여진구는 갑오년 새해에 영화와 드라마에 도전할 예정이다. 시나리오와 각본이 계속해서 들어오고 있지만 신중하게 접근 중이다. `감자별`의 촬영이 길게는 내년 5월까지 예정돼 있어 그 이후가 될 공산이 크다.

“데뷔한 지 8년 됐지만, 진지하게 연기에 대해 고민한 건 3~4년 정도 된 것 같아요. 모든 장르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제가 맡은 역할에 한없이 빠져드는 그런 배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온종일 배역에 대해 생각하고, 연구하고, 몰입할 수 있는, 그런 배우 말이죠. 죽을 때까지 연기하고 싶습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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