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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맑은 동심` 원고지·화폭에 가득 피다

윤희정기자
등록일 2013-10-24 02:01 게재일 2013-10-24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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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매일신문 주최 최우수상<br/>○백일장- 운문 김민채·안가은, 산문 김재경 <br/>○사생대회- 고학년부 김혜빈·김규민, 저학년·유치부 조희진
▲ 단풍이 물들기 시작하는 나무 그늘에 옹기종기 모여 앉은 아이들이 지난 20일 구미 금오산 분수광장에서 열린`2013 경북 어린이 백일장·사생대회`에서 평소 갈고 닦은 솜씨를 뽐내고 있다. /이용선기자
▲ 단풍이 물들기 시작하는 나무 그늘에 옹기종기 모여 앉은 아이들이 지난 20일 구미 금오산 분수광장에서 열린`2013 경북 어린이 백일장·사생대회`에서 평소 갈고 닦은 솜씨를 뽐내고 있다. /이용선기자

경북매일신문사가 주최한 `2013 경북 어린이 백일장·사생대회(구미)`에서 문장초등 김규민(4년) 학생과 구미 오산초등 김혜빈(6년) 학생, 도봉초등 김민채(5년) 학생, 구평초등 김재경(4년) 학생, 송정초등 안가은(3년) 학생, 옥계동부초등 조희진(2년) 학생 등 6명이 최우수상을 차지했다.

지역 어린이들의 예술 창작 의욕을 고취하고 한국 예술계의 새로운 주역이 될 동량을 발굴하기 위해 열린 `2013 경북 어린이 백일장·사생대회`는 구미 지역 유치원, 초등학생 3천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지난 20일 구미 금오산 분수광장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번 백일장·사생대회에서 참가 어린이들은 ◆백일장 - 얼굴·나비·거울 ◆사생대회 - 유치부·초등 저학년부 행복한 우리가족·미래의 나의 모습, 초등 고학년 현장 사생을 주제로 천진난만한 동심의 세계를 아름다운 글과 그림에 표현, 수준높은 작품들이 많이 쏟아져 나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예년의 두 배 이상의 많은 참가자들이 가족들과 함께 참가해 그동안 갈고 닦은 글짓기와 그리기 솜씨를 맘껏 뽐내며 즐거운 한때를 보냈으며 행사가 끝난 뒤에는 본사가 마련한 `낙동강 7경 문화 한마당`행사에서는 인기가수들의 공연에 큰 환호와 뜨거운 박수갈채를 보내며 시종 즐거워 했다.

포항을 비롯 구미, 경주, 안동 등 경북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20회째 열린 본사의 `경북어린이 백일장·사생대회`는 명실공히 경북 최대규모의 어린이 예술대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김민채(도봉초 5년)
김민채(도봉초 5년)

나의 거울 - 운문 최우수상-김민채(도봉초 5년)

아침 일찍 눈을 떠보니

따뜻한 가을 볕이

나의 눈을 비춥니다

문득 하늘을 보니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하늘이

나를 내려다 보고 있습니다

따뜻한 가을 볕 같은

맑은 하늘 같은

미소가 예쁜 선생님

다정한 나의 선생님

당신은 나의 거울 입니다

안가은(송정초 3년)
안가은(송정초 3년)

얼굴 - 운문 최우수상-안가은(송정초 3년)

쉿! 조용히 해!

선생님 얼굴을 봐!

선생님의 눈썹이 삐죽삐죽

고등어 가시처럼

올라갔어.

우리가 시험 못 쳤다고 그러신가?

쉿! 조용히 해!

선생님 얼굴을 봐!

선생님 눈썹이 보름달처럼 동글동글해.

우리가 청소를 잘 했다고 그러신가?

어!

친구들 얼굴을 봐!

입이 씰룩씰룩 행복해 보여.

선생님이 행복하면 우리도 행복해져요.

얼굴은 소리없는 이야기꾼.

나비 - 운문 우수상-김범준(송정초 1년)

나비나비 어디로 가니?

잠자리 친구 집으로

날아간다

잠자리 친구집 갔다

어디로 가니?

하늘 위 구름 만나러 가지

구름구름 뭐 하고 노니?

나비랑 모양 바꾸기

놀이 하지

나도나도 함께 놀자

안돼 이젠 금오산 축제 가야해

김재경(구평초 4년)
김재경(구평초 4년)

그리운 검버섯 핀 할아버지 얼굴 - 산문 최우수상-김재경(구평초 4년)

외할머니 댁에 가면 외할아버지께서는 벽에 걸린 사진 속에서 환하게 웃으시며 나를 반기신다. 1년 전만 해도 우리가 간다고 전화를 드리면 아픈 몸을 지팡이에 의지하신 채 골목까지 나와 기다리시며 차에서 내리는 내 손을 잡아주시던 할아버지를 이젠 더이상 직접 만날 수 없다.

고운 갈색 털을 가진 귀여운 아기곰이 품에 안기는 태몽을 꾼 뒤 내가 태어났다며 외할아버지께서는 특히 나를 예뻐하셨다. 그래서 `빛을 싣고 다니는 사람`이라는 의미의`재경`이란 이름도 직접 지어주셨고 장에 가실 때마다 하나 밖에 없는 서점에 들려 동화책을 사다가 내가 찾아갈때면 `우리 애기곰에게 줄 선물이 있지`하시며 기쁜 얼굴로 내밀곤 하셨다.

이렇게 외할아버지께서는 항상 나에게 사랑을 베푸셨지만 나는 언제나 철없는 개구쟁이였던 것 같다.

할아버지께서 식도암 진단을 받으시고 돌아가시기 전까지 4년 동안 큰 수술을 하고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를 받으시면서도 내 앞에서는 언제나 활기차게 웃으시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주셨기 때문에 나는 할아버지가 환자라는 사실을 자주 까먹었다. 그리고 특히 죄송한 마음이 드는 건 무섭게 변해가는 할아버지의 얼굴과 냄새가 싫다며 가까이 가려고 하지 않았던 내 행동들이다.

할아버지는 병이 깊어지면서 몸에 살이 급속도로 빠졌고 얼굴은 창백해지고 검버섯이 피었다. 그리고 몸에서는 점점 이상한 냄새가 나기 시작해서 나는 엄마의 부탁과 꾸지람에도 불구하고 예전처럼 스스럼없이 할아버지의 손을 잡고 품에 안기는 행동을 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퀭하게 무서운 할아버지의 눈이 마주칠까봐 시선을 피하며 딴짓을 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할아버지도 이런 나의 변화를 느끼셨는지 “우리 애기 이리 온”하는 말씀을 몇 번 만에 멈추셨다.

지금 생각하면 한 움큼이나 되는 진통제로 통증을 참아내며 우리에게 끝까지 마르고 창백하고 검버섯 핀 서글픈 얼굴에 미소를 보여주려고 애쓰셨던 할아버지의 마음이 떠올라 안쓰럽고 죄송하다.

지난 추석때 할아버지께서 평소에 좋아하시던 바나나킥과 청포도맛 사탕을 사가지고 할아버지 산소에 다녀왔다. 처음에 엉성하게 얹혀 있던 잔디들이 촘촘하고 곱게 자라고 있어서 겨울에 눈이 내려도 할아버지께서 춥지 않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는 할아버지께 술을 따라 드리면서 두 가지 약속을 마음 속으로 했다. 하나는 할아버지께서 지어주신 이름처럼 사람들에게 밝은 빛과 희망을 주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것과 다른 하나는 할아버지 손잡고 다니던 `할아버지 텃밭`을 이젠 할머니 손을 잡고 다니겠다는 것이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할머니는 텃밭에 아무 것도 심지 않으셨지만 내가 손을 잡아드리면 할머니도 할아버지처럼 텃밭에 무랑 상추랑 토마토를 심으며 다시 웃으실 것이다.

지금은 할아버지 댁에 가도 사진 속에서 웃고 계시는 모습 밖에 볼 수 없지만 내 마음 속에는 언제나 할아버지께서 살아계신다. 그리고 무서웠던 할아버지의 창백하고 검버섯 핀 얼굴도 이젠 정겹고 그리운 모습으로만 남아있다.

▲ 사생대회 최우수상 

고학년부 김혜빈 (구미오산초 6년)

고학년부 김혜빈 (구미오산초 6년)
고학년부 김혜빈 <br>​​​​​​​(구미오산초 6년)
고학년부 김혜빈(구미오산초 6년)

▲ 사생대회 최우수상 

고학년부 김규민 (문장초 4년)

고학년부 김규민 (문장초 4년)
고학년부 김규민 <br>​​​​​​​(문장초 4년)
고학년부 김규민(문장초 4년)

▲ 사생대회 최우수상 

저학년·유치부 조희진(옥계동부 2년)

저학년·유치부 조희진(옥계동부 2년)
저학년·유치부 조희진<br>​​​​​​​(옥계동부 2년)
저학년·유치부 조희진(옥계동부 2년)
▲ 어린 남매가 사이좋게 마주 보며 그림을 그리고 있다.
▲ 어린 남매가 사이좋게 마주 보며 그림을 그리고 있다.

※ 경북 어린이백일장·구미 사상대회 입상자 입상자 명단□ 백일장(운문부)

◆최우수상

김민채(도봉 5-5) 안가은(송정 3-1)

◆우수상

김범준(송정 1-2) 박수아(문장 2-2) 이제훈(도산 3-3) 김재영(금오 5-6) 강경빈(문장 6-4) 황현진(구미왕산 2-3) 이윤서(도봉 5-6) 김재용(금오 5-3) 박정은(선주 5-6) 이지원(원남 3-2) 노수연(원남 3-1) 송예은(원남 1-2) 조현서(원남 2-1) 안다연(원남 2-1) 조정희(옥계 5-6) 장아영(문장 1-2) 홍희원(원남 3-4) 송동환(도봉 4-7) 김길현(정수4-1) 박진솔(양포 1-6) 정우혁(원남 4-2) 김승용(진평 5-2) 심재영(형곡 6-1) 황현민(구미왕산 4-3) 최준영(옥계동부 2-5) 이지형 (오태 4-4) 권두윤(형일 4-2) 신소영(천생 4-4) 조현근(옥계동부 4-7) 백상운(도봉 3-2) 박진아(선주 6-1) 권예현(야은 2-2) 김다은(문장 3-3) 김규린(형곡 2-2) 이정형(구평 3-1) 홍채연(문장 2-1) 박해별(형일 5-2) 이채윤(도봉 5-4) 류현서(원남 4-4) 김선웅(송정 5-5) 최은서(원남 4-3) 서수민(옥계동부 1-8) 임민지(형일 1-2) 지현정(원남 1-3) 김도영(대교 1-7) 김도연(원남 3-2) 한예솔(파란나라유치원)

□ 백일장(산문부)

◆최우수상

김재경(구평 4-1)

◆우수상

곽재영(금오 3-5) 이현우(상모 1-4) 이재정(금오 1-3) 김동현(구미사곡 6-1) 김지환(천생 6-3) 전민규(송정 5-2) 이소연(상모 6-3) 유동균(정수 3-3) 박해별(형일 5-2) 송다빈(상모 5-2) 박예슬(형일 6-1) 송현주(구미신기 5-1) 강가민(상모 4-8) 송다영(상모 3-6) 허명지(선주 3-2) 안수빈(옥계 5-1) 김규리(원남 2-2) 이영채(옥계동부 6-1) 김나영(구미오산 5-3) 박진아(선주 6-1) 김수민(천생 5-3) 이승원(정수 3-2) 김채은(원남 1-5) 나영서(형곡 3-5) 서연우 (형일 3-1) 홍은성(형남 1-1) 윤희수(야은 1-2) 배준호(금오 5-3) 강나경(도원 5-2) 강동훈(도원 6-2) 유재민(옥계 4-4) 서영준(구미봉곡 2-1) 신은빈(도봉 4-1) 김서영(구평남부 2-4) 신유찬(도봉 1-6) 문나연(도봉 2-2) 이은호(송정 2-3) 김아영(구평남부 1-4) 송지호(형일 4-1) 조호열(황상 4-1) 박정은(원남 6-1) 김재민(형곡 3-3) 오아현(칠곡장곡 4-6) 정가빈(금오 5-3) 이강식(도산 3-3) 허준제(선주 5-3) 임정은(한송이어린이집) 이다연(송정유치원) 윤희성(계명유치원)

□ 사생대회(고학년부)

◆최우수상

김혜빈(구미오산 6-3) 김규민(문장 4-2)

◆우수상

유예송(원남 5-3) 윤성필(문장 6-4) 박지윤(문장 4-2) 김준호(형곡 6-2) 김민서(덕촌 6-1) 김희선(형남 5-3) 조호열(황상 4-1) 진혁(왕산 4-2) 홍서현(형곡 5-2) 임재민(문장 4-4) 진수민(봉곡 4-1) 조현근(옥계동부 4-7)

□ 사생대회(저학년·유치부)

◆최우수상

조희진(옥계동부 2-3)

◆우수상

정우미(형곡 2-1) 안가은(송정 3-1) 김상범(문장 3-1) 신소정(정수 3-2) 김윤서(상모 3-7) 정예림(원남 3-3) 이채민(원남 1-1) 권순호(문장 2-3) 최수진(형일 3-3) 김준섭(도봉 3-2) 김소진(문장 1-2) 이승제(천생 3-1) 박성민(금오 3-7) 전수연(오산 2-1) 유혜정(도봉 1-6) 조혜주(상모 3-4) 박상현(도봉 3-3) 강윤정(금오 2-6) 김아람(옥계동부 2-1) 양영주(정수 3-3) 박서윤(인동 3-1) 김동원(천생 1-1) 윤성민(도봉 1-3) 석민우(문장 3-1) 신유정(형일 1-2) 박수아(문장 2-2) 박가빈(형일 1-3) 박시은(상모 3-1) 박은솔(양포 3-1) 임소연(형곡 3-4) 강봉수(상모 3-4) 민정연(원남 3-1) 최은석(봉곡 3-2) 배동현(문장 3-1) 최혜주(야은 2-2) 박서진(금오 1-4) 김다솔(문장 1-2) 이도훈(도봉 2-2) 문서영(형곡 2-6) 장강현(동부 1-3) 조준환(도산 3-1) 하경원(형곡 2-3) 이정형(구평 3-1) 서동곡(형남 1-3) 김이강(문장 2-4) 임준서(금오 1-4) 이도윤(구평 1-2) 이설아(선주 1-1) 임민지(형일 1-2) 김민균(정수 1-2) 여주원(금오 1-5) 최다영(오산 1-3) 홍유빈(광평 2-1) 정수현(형곡 2-2) 임고근(원남 1-1) 정진(도봉 2-5) 박소진(도봉 2-2) 곽명진(구평 1-1) 노태민(천생 1-3) 엄경원(오산 2-3) 김세연(원남 2-4) 장가은(옥계동부 1-3) 신민송(금오 1-4) 이유정(원남 1-5) 조주은(오산 2-1) 지효린(도봉 1-3) 신혜민(원남 1-3) 서수민(옥계동부 1-8) 정상은(도봉 1-6) 민서현(형곡 1-4) 최민식(색동유치원) 김형환(문화유치원) 신혜수(동화나라유치원) 신태윤(킨더트라움유치원) 김시원(참좋은논술미술학원) 이하영(별하나유치원) 곽태준(천사유치원) 김서현(삼성어린이집) 김유주(동아유치원) 심은진(리라유치원) 최아영 (나리유치원) 박시우(세종유치원) 김나영(원남초병설유치원) 박지연(상모유치원) 손유현(예일유치원) 김민찬(기린어린이집) 한예진(파란나라유치원)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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