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안동이 시로 승격된 지 50주년이다. 1963년 1월1일 의정부, 속초, 천안시 등과 함께 시로 승격한 안동은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이를 극복해 가면서 마침내 경상북도의 행정 문화의 중심도시로 성장을 거듭해 왔다.
경상도 개도 700주년을 맞이하는 내년에 대구에서 안동으로 이전하는 경상북도 신청사는 우리 안동인의 의지와 지혜가 결집된 미래 천년을 열어가는 역사의 거대한 이정표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여기까지 오는 과정이 결코 순탄치 않았음을 반추하는 것도 우리의 의무다.
안동시 반세기 역사에서 안동인의 삶에 가장 지대한 영향을 미친 것은 안동댐 건설일 것이다. 1971년부터 국책사업으로 건설하기 시작한 안동댐 건설은 수천 년 살아온 삶의 터전을 수장했다는 엄청난 사회 문화적 충격의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월곡면과 도산면, 예안면 등 문화유산의 보고였던 마을들이 물 아래로 가라앉았고 사람들은 정든 고향을 떠나야 했다. 도산서원 주위가 변형되고 고택이 이건 되는 등 유·무형의 문화적 가치를 문화적 유전자로 인식하는 지금 시대에서는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을 겪어야 했다.
산업화 시기 다른 지역에서 공장 유치에 여념이 없을 때 안동은 낙동강 수질을 보존한다는 명목으로 한 각종 규제에 묶여 번듯한 중소기업 하나 유치할 수 없었다. 이 같은 악순환의 고리 속에 우리 안동은 성장동력을 상실한 채 매년 3천 명 이상의 인구가 외부로 빠져나가는 활력 잃은 도시로 변해갔다.
1992년에는 다시 임동을 수몰한 임하댐이 들어섰다. 1천만 영남인에게 청정수를 공급해야 하는 의무만 늘어가는 사이 사람들의 눈에는 절망의 빛이 가득했다. 사람들은 뭔가 특단의 대책이 세워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1995년 안동군과 안동시가 통합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었다. 그러나 통합만으론 양 댐으로 빗어진 굴곡진 역사를 되돌리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결국 우리 안동은 신도청 시대가 오기 전까지 양 댐에 둘려 싸여 성장이 정체된 채, 한 때 30만에 육박하던 인구가 17만 미만으로 줄어들어 전국 83개 시중 45위의 조그마한 중소도시로 전락하고 말았다.
지난 50년은 굴곡의 역사를 도약의 역사로 바꾸려는 안동인의 치열한 삶의 전개 과정이었다. 그런 힘을 바탕으로 지금 우리 안동은 유사 이래 가장 큰 변화를 앞두고 있다. 반세기 동안 축적된 경험과 지혜는 도시를 재창조하는 안목이 되고 있다. 도시재편 프로그램에 따라 하나하나 분야마다 가장 진화된 지점으로 도시가 재정비되고 있다.
21세기 물의 시대를 맞아 그동안 재앙으로 인식되었던 양 댐이 물 산업이란 축복으로 전환되고 있다. 체류형 관광을 선도할 문화관광단지가 절강권과 3대 문화권으로 연결되고, 낙동강 120리의 강 문화를 바탕으로 한 친수공간 확대는 물의 도시 안동의 이미지를 강화해 미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동서4축과 5축 고속도로를 건설하고 중앙선의 복선 전철화 또한 안동이 경북의 행정 문화의 중심 도시 역할을 하는데 크게 기여를 할 것이다. 철도역사 부지이전에 따른 도시재창조는 안동을 더욱 더 안동답게 만들 것이다. 3대문화권 사업 또한 안동의 정체성과 특색을 살린 이 시대가 요구하는 대 역사가 될 것이다.
우리는 안동인이 생각하고 남긴 것들을 안동학이란 이름으로 수렴하는 인류사의 드문 현상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사람에 투자하고 아름다운 이 강산을 보존한 우리 생각이 미래에는 더욱 더 빛나는 가치로 대접받을 것임을 확신한다.
이제 안동은 화려했던 번영을 다시 세워나가는 일만 남았다. 안동시 승격 50주년의 의미를 되새기며 50만 안동인이 다함께 손잡고 앞으로 다가올 장엄하고 감동적인 새로운 50년 역사를 써 나가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