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으로 기진맥진… 인근 병원 옮겨져 치료 후 놓아줘
11일 오전 10시께 안동경찰서 뒤편, 25cm 크기의 선명한 청록색 파랑새 1마리가 날개를 축 늘어뜨린 채 퍼덕이는 것을 광역수사대 김경만·정의덕 경사가 발견했다.
외상을 아무리 찾아봐도 겉모습은 멀쩡했지만 더위 탓인지 날진 못하는 등 기진맥진 상태였다. 일단 사무실에 옮겨 물을 먹이고 벌레도 잡아 줬다. 처음엔 맨손으로 먹이를 주다가 커다란 부리에 쪼여 상처가 나기도 했다.
이날 오후 그나마 기력을 회복한 파랑새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전문가의 치료를 받은 후 자연으로 무사히 돌아갔다.
한국에서는 흔하지 않은 여름새인 파랑새. 이 새가 안동경찰서 인근에 출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10일 오전 9시께 수사과 유재문 경사도 경찰서 정문초소 인근에서 날지 못하는 파랑새 1마리를 발견했다. 원인은 뇌진탕에 의한 쇼크. 투명한 초소 유리를 그대로 들이받은 것이다.
유 경사는 즉시 인근 동물병원에 입원시켰고, 전문가에 의해 포도당공급과 산소공급 등 응급치료를 마친 파랑새는 곧바로 방생됐다.
파랑새는 주로 큰 고목이나 침엽수림, 농경지 부근에서 살지만 도심복판 그것도 경찰서에서 잇따라 목격된 것에 대해 경찰관들도 신기해하고 있다.
한 경찰관은 “폭염으로 새들도 정신을 못 차리는 지 창문을 들이받아 다친 파랑새가 잇따라 목격돼 안타깝다”면서 “파랑새가 행복을 가져다온다는 말이 있는 만큼 아무래도 조만간 경찰서에 좋은 소식이 있을 것만 같다”고 말했다.
안동/권광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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