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민·학생 300여명 상경 집회, “불통행정 표본” 비난<br>양덕초교, 등교 거부 1천36명 무단결석 처리 밝혀 새 파장
포항승마장 건립 반대 민원이 인근 초등학교 학생들의 등교거부 및 시위 현장 동참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양덕동 주민들은 지난 24일 열린 박승호 포항시장과의 면담이 소득없이 끝나자 예고했던대로 25일부터 양덕초등학교 등교거부에 들어갔다. 이날 이 학교 재학생 1천573명 가운데 1천36명이 등교를 하지 않았다.
또 이날 학생들의 등교거부에 대해 학교측이 전원 무단결석 처리키로 하는 등 강경대응 방침을 정해 또 다른 파장이 예고되고 있다.
박정순 양덕초등학교장은 학부모들에게 `등교 거부로 인한 학생 출결 처리 방향`공문을 발송했다.
공문에 따르면 등교거부 학생은 결석(무단결석)으로 처리되며, 학교가 출석을 인정하는 경우는 가족체험학습, 법적 전염병 등의 학교장의 인정을 받았을 때라고 통지했다.
양덕초등학교는 교육과학기술부 훈령 제282호 학교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지침에 따라 학교에 등교하지 않은 1천36명의 학생들의 모두 결석으로 처리할 것으로 보여 학부모들간 또 다른 마찰이 우려되고 있다.
주민들은 이와 함께 승마장 건립공사장 앞 반대 집회와 함께 서울 상경 시위를 벌이며 강경 대응에 나섰고 이들 집회 현장에는 초등학교 학생들까지 가세했다.
승마장건립반대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새누리당 서울 중앙당사를 찾아 `포항 양덕 승마장 건립 반대 집회`를 열고 양덕동 승마장 건립 즉각 중단을 요구했다.
양덕동 일대 아파트 주민 및 인근 학교 학생 등 300여명이 관광버스편으로 상경해 집회를 열었다. 서울 새누리당사 앞에서 기초자치단체의 민원과 관련한 상경시위는 극히 이례적 일로 특히 등교를 거부한 채 초등학생 수십명이 반대문구가 적힌 어깨띠를 맨 채 시위에 동참해 눈길을 끌었다.
비대위는 상경 시위에서 “아파트 밀집지역인 양덕동, 그것도 초등학교 바로 앞에 승마장 건립을 추진하는 포항시의 저의는 무엇인가”라며 “주민 동의도 없이 엉터리 설명회로 승마장 건립안을 통과시킨 것 자체가 포항시 불통행정의 표본”이라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이어 “포항시는 양덕동 주민의 반대가 불 보듯 뻔하니 주민에게 알리지 않은 채 시의원과 승마 관련자들만 모아놓은 상태에서 엉터리 설명회를 개최했다”며 “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승마장 건립을 추진했다는 포항시는 지금까지 승마장 건립에 관련한 모든 자료를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비대위는 이와 함께 “박승호 포항시장, 관련 포항시의원, 이영우 경북도교육감 퇴진운동과 함께 이들의 내년 지방선거 낙선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히고, 승마장 건립을 취소토록 해 달라는 탄원서를 새누리당에 전달했다.
비대위 관계자는 “박승호 포항시장은 주민들과 면담하는 자리를 마련해 놓고서도 공사를 강행했다”며 “잠시라도 공사를 중단하고 대화에 나섰다면 향후 모든 집회와 계획 등의 일정을 취소하고 대화로 문제를 풀어나갈 작정이었는데 전혀 그런 생각이 없어 보였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이상석 포항시 축산과장은 “이미 공사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는 시점에서 제기된 민원이어서 당황스럽고 승마장이 완공되면 주민들이 우려할 만한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하지만 주민들과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창형기자 chlee@kbmaeil.com
/윤경보기자 kbyoo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