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 시설관리공단이 위탁 운영하고 있는 재활용선별장은 당초 하루 평균 60t의 혼합폐기물을 처리하도록 돼 있으나 현재 25t 가량을 처리하는데 그치고 있다. 시설관리공단이 선별사업을 맡으면 민간위탁보다 연간 2억1천여만원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가동 5개월째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으며, 32명의 직원 월 인건비 6천만원조차 충당하지 못할 지경이라는 것이다. 이런 상태가 지속될 경우 포항시와 협약했던 사업비 21억원의 상환도 어려울 것이 분명하다. 결국 시민혈세를 낭비하는 부실행정이라는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다.
포항시는 그동안 (주)삼우그린에 연간 4~8억원의 보조금을 지급하며 민간위탁해오다가 지난해 말 시비 77억원을 들여 남구 호동에 재활용선별장을 지었다. 이렇게 하면 보조금 정도는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보았으나 그 예상은 빗나갔다. 원인을 보면 삼우그린과 경쟁구도가 돼버려 물량 확보에 실패했으며, 선별 작업 시스템의 설비가 비효율적으로 설계됐고, 영업력에 한계가 있으며, 시장 마인드 부족 등 원인이 복합적이었다. 이런 문제점을 미리 예상하지 못하고 막대한 시민혈세를 들인 포항시는 “행정이 치밀하지 못해 예산을 낭비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 밖에 없다.
포항시의 치밀하지 못한 행정은 다른데서도 드러나고 있다. 시는 영일대공원 조성을 위해 지난 9일부터 북구 두호동주민센터에서 환여횟집에 이르는 해안도로의 차량 통행을 전면 금지시키고, 신설한 두호주민센터 옆길을 빠져나가 대로에 접속했다가 다시 환여동으로 진입하도록 차로 선형을 조절했다. 그러나 지금 출퇴근 시간대에 극심한 교통체증을 빚고 있는데, 이는 이미 계획 단계에서 예상된 일이었으나 포항시는 충분한 대책을 세우지 않고 밀어붙였던 것이다.
이로 인해 이 일대 도로는 평소보다 10~20분 지체되기 일쑤여서 직장인들이 큰 불편을 겪고, 인근 상인들의 불만도 높다. 곧 해수욕장이 개장될 것인데, 피서객들이 큰 불편을 당할 것이 걱정이다. 또 영일대해수욕장과 두호동 회식당가는 한 상권이었는데, 공원이 만들어져 상권이 분리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서 후유증을 최소화하는`매끈한 행정`을 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