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자의 천국`을 자처하던 유럽 국가들도 복지예산 편성에 어려움을 겪어, 정년을 연장하거나, 시에스타(스페인의 낮잠)도 폐지해 가며 근면하게 일하는 습관을 들이자고 호소한다. 유로존 위기로 인해 유럽 국가에서는 일하는 시간이 늘거나 야근이 잦아지다 보니 직장생활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영국의 냇센컨설팅사의 조사에 따르면`퇴근 후에도 업무에 대한 걱정을 한다`는 응답이 80%를 넘는다. 실직 불안감을 느끼는 직원이 2년 전의 30% 수준에서 10% 가까이 높아졌다. 영국기업 직원들의 과반수가 야근을 하고 있으며, 이들 중 절반은 야근 수당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반면 미국은 `재정절벽` 등 위기를 앞두고 있지만 기업들은 구성원들과 신뢰와 팀워크를 통해 위기 탈출의 기반을 다지고 있는 모양새이다. 미국 블레싱화이트사가 북미 직장인의 몰입도를 조사한 결과 경영진과 상사를 신뢰한다는 응답이 57%로 2년 전에 비해 5% 이상 상승세라고 한다. 금융위기 이후 경영진이 직원들과 함께 매출과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함께 일하고, 조직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로 평가된다. 동료와의 관계에 대한 리헤잇해리슨사의 연구 결과 미국 직장인 10명 중 9명은 동료를 깊이 신뢰하고 있다고 한다. 고용조정, 급여삭감, 부도덕한 행위로 인해 리더에 대한 신뢰가 낮아진 데 반해 동료애는 여전히 높았다. 불황기에도 동료와는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업무를 함께 수행하고, 어려운 상황을 협력해 헤쳐 나가는 과정에서 깊은 유대관계를 쌓게 된 것이다.
일본 도요타사도 70년대 오일쇼크와 최근의 리콜사태에 이어 매출 감소로 큰 위기에 봉착했다. 그러나 대규모 인력구조조정에 나서기 보다는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혁신 활동에 매진했다. 단기적인 실적은 하락세와 조정을 거쳤지만, 2~3년 후에는 회복기에 접어들었을 뿐만 아니라, 직원과의 신뢰를 높이고 뭉치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기업문화를 다지는 계기가 됐다.
우리도 강한 조직을 만들기 위해서는 조직내 신뢰를 높여야 하며, 인재를 유치하고 생산성을 높여야 할 것이다. 리더들은 종업원에 대한 진정한 관심을 높여야 하며,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영국공인인력개발연구소(CIPD)의 연구에 따르면, 대다수 직원들은 경영진에게 자신의 의견과 아이디어를 제시할 수 있는 기회를 통해 만족도가 높아진다고 한다. 한 리더십 연구기관은 최근 기업 간부들의 조사결과 행복감이 생산성을 좌우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성과가 좋다고 답변한 리더 10명 중 9명은 팀내 스트레스 수준이 낮은 반면 스트레스 강도가 높은 리더 중 성과가 좋다는 응답은 10%를 넘지 못했다. 조직 내 긴장감을 높여 도전적인 분위기를 조성할 수도 있지만 지나친 스트레스는 조직의 활력을 떨어뜨린다. 행복한 조직이 더 나은 성과를 발휘한다.
국내 기업들도 경기침체기를 예상하며 다양한 대응책을 내놓고 있다. 다만 단기적인 처방에만 급급하다 보면 숙련된 인재가 이탈하고, 기술력 등 역량을 쌓지 못해 호황기에 더 큰 성장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 경기침체를 맞아 국내기업들도 긴 안목에서 직장 내 신뢰를 다지고, 행복감을 높여 조직력을 키워내는 기업 변신의 기회로 삼아보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