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내려다 본 홍콩의 바다는 항구를 드나드는 컨테이너선으로 가득했고, 부두에는 6단 높이의 각색컨테이너가 빼곡히 쌓여 있었다.
동남아 환적물량이 대부분이지만 24선석을 갖춘 부두는 24시간 쉼 없이 움직였고, 관세 없는 이점을 최대한 활용하는 탓에 부두는 밤새 불이 꺼지지 않았다. 홍콩은 세계적인 중계무역항으로 지난해 2천400만TEU의 물량을 처리하는 등 현재까지 세계3위의 컨테이너 처리량을 자랑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상해와 심천의 급성장으로 홍콩의 역할이 줄어들어 성장은 둔화되고 있지만 세계 상위의 물류항이라는 위상은 변함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포항 영일만항은 환 동해 물류 허브 도시를 꿈꾸며 2009년 8월 개항을 하여 3년 만에 30만TEU를 달성하는 쾌거를 이뤘고, 내년이면 손익분기점인 연간 18만TEU를 초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렇게 물동량은 증가를 보이고 있지만 살펴 보건데 대부분의 화물이 철강제품과 자동차 수출품에 의존하고 있어 언젠가는 한계에 부닥칠 수 있다는 지적도 따른다. 이러한 원인은 대구, 경북의 다양한 물량들이 포항항을 이용할 경우 물류비용이 절감됨에도 불구하고 부산으로 이어지는 기존 물류시스템에서 쉽게 발을 빼지 못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배후부지 조성이 늦어지고, 필요한 공공시설의 부족 등 미비한 인프라에도 원인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대구. 경북의 유일한 컨테이너항인 영일만항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지역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지자체의 더없는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홍콩항은 잘 될 수밖에 없는 지리적 여건과 그동안의 투자와 노력의 결과이지만, 개항 3년차인 영일만항과 비교해 볼 때 부러운 것만은 사실이다. 싱가폴과 함께 도시국가인 홍콩은 우리에게는 익숙한 나라이다. 우리나라의 경제성장과 한류열풍 그리고 k팝으로 한국의 긍정 이미지는 1만3천여명의 교민에게는 자부심이 되고 있었다. 230여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홍콩은 곳곳에 바다를 매립하여 국토를 넓히고 섬과 섬을 연결하여 한 덩어리로 만드는 공사가 한창이었다. 하늘높이 솟은 빌딩만으로 관광 상품이 되고, 깊은 바다에 모래를 채워 해수욕장을 만들어 관광객을 불러 모았다. 1997년 이후 중국의 자치구가 되었지만 유럽의 역사는 고스란히 남아 중국답지 않은 발전을 보일 것이며, 멀지 않아 또 다른 역사를 쓸 것으로 보인다.
홍콩에서 버스로 1시간거리인 중국의 심천은 출입국절차가 복잡해서 그렇지 지척간이었다. 1980년 자본주의를 배우겠다며 심천을 경제특구로 지정하고, 개혁과 개방으로 세계적인 기업과 중국의 첨단기업을 유치하여 30여년이 지난 지금,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다.
심천경제특구는 세계의 경제를 옮겨 놓은 듯 도시는 활기차고 역동적이었으며, 2020년 세계 3위의 도시를 만들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두고 있다. 2008년 유네스코가 지정한 “디자인 창의 도시”로 독특한 디자인의 건물이 즐비했고, 관광객유치에도 심혈을 기울여 볼거리도 다양해 관광객들이 꼬리를 물었다.
48만㎡의 테마공원은 중국 56개 민족의 생활상과 함께 자연 인문 경관을 축소해 한자리에 모아 둔 탓에 중국을 한눈에 보는 듯했다.
중국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스토리텔링한 대형공연은 1부에 이어 2부 야외 공연은 상상을 초월하는 무대연출에 8천여명의 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바다와 공항이 열려 불이 꺼지지 않는 도시 국가, 홍콩! 경제대국을 꿈꾸며 야심차게 만든 심천 경제특구를 견학하면서 우리나라는 무엇을 했으며, 우리 포항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기회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