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점이 없으면 장점도 없다” 미국의 제16대 대통령 애이브러햄 링컨의 말이다. 하나를 잘한다는 것은 그것에 더 집중했기 때문이다. 유튜브를 타고 세계를 춤추게 하는 싸이의 말춤은 단순하지만 관심을 집중시키는 매력이 있었기에 성공했다. 그러나 강남 스타일이 얼마나 지속될 것인가? 이 또한 지나가리라. 요즘처럼 하루가 다르게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는 `잘하는 것에 집중하라`는 경영학계의 주장이 여전히 타당성을 갖고 있지만, 집중이 지나쳐 집착으로 비약되면 문제가 생긴다. 잘하는 것에만 몰입하다 보면 성공함정에 빠지게 되고, 그러면 세상의 변화를 간과하게 돼 적응력이 약해진다. 따라서 집중하되 집착하지 않는 역설적 유연성이 요구된다. 이 상황이 전략적 패러독스에 해당한다. 패러독스는 미래의 변화 방향을 예측하기 어려운 불확실성이 증대될수록 더욱 빈번하게 나타나는데, 유연한 관리역량을 키우면 극복할 방안을 찾을 수 있다. 패러독스 관리의 본질은 상호 대립적으로 보이는 모순적 상황요소들간의 조화와 균형의 접점을 찾아내는 것으로, 유연성과 창조성이 요구된다. `이것 아니면 저것`이 아니라 `이것과 저것`의 조화로운 공존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색실로 문양과 그림을 넣어 짠 직물처럼 얽히고 설켜 있지만 조화의 아름다움을 찾을 때 패러독스는 더 이상 리스크가 아니다.
문제는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세계에서는 미래의 변화 방향을 예측한다는 것은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그래서 기업들은 여러 가지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를 설정하고, 각 상황에 맞는 전략을 모색하고, 때로는 동시에 복수의 전략을 추진하면서 상황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려고 한다. 컴퓨터를 움직이는 윈도우를 만든 마이크로스프트도 초기에는 컴퓨터 운영체계가 어떤 방식으로 자리잡을 지 확신이 없었다. 그들은 여러 상황을 상정하고 동시에 복수의 전략을 추진하며 상황변화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하는 일종의 리얼옵션 전략을 선택했다. 예를 들면, 1998년 컴덱스 전시회에서 마이크로소프는 Dos, 윈도우, OS/2, 유닉스 코너를 모두 열어 시장의 반응을 확인하고, 윈도우를 표준 운영체계로 육성했다. 반면에 한때 혁신의 대명사이고 애플의 멘토 쯤 되던 일본의 소니는 베타멕스라 불리는 비디오테이프 녹화기술의 우수성에 너무 매몰된 나머지 시장이 VHS 방식으로 표준화되는 상황을 제대로 간파하지 못했다. 자신의 장점이 발목을 잡은 것이다.
한때는 잘나가던 기업이나 특정지역 경제권이 쇠퇴한 원인을 보면, 내가 한 때 잘하던 것을 제때에 버리지 못한 것도 한 몫 했음을 알 수 있다. 시대적 변화와 요구에 맞는 변신이 일어나야 한다. 알에서 애벌레, 번데기로 그리고 다시 날개를 퍼덕이는 나비의 화려한 변신은 자연계에만 존재하는 현상은 아니다. 전자와 섬유산업으로 한때 근대화 경제의 선두에 있던 대구경북의 경제도 그 성공 스토리와 축적된 역량을 기반으로 변신의 무대를 찾아야 한다. 두 가지 대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하나는 원산지 파워를 확보하는 것이다. 같은 제품이라도 이곳에서 만들어진 제품 브랜드라야 높은 가치를 인정받도록 하이엔드 혁신을 이루는 것이다. 이태리 밀라노의 가죽과 패션산업을 생각해 보자. 다른 하나는 객관적 관찰자의 눈으로 버려야 할 것과 새롭게 추구할 것을 찾아 내는 것이다.
`놓아야 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