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을 때마다 가사에 나오는 송아지, 제비, 바람, 농부의 이미지가 하나의 그림처럼 떠오른다.
속박된 송아지의 슬픈 눈앞에는 가없이 자유로운 바람의 웃음(어쩌면 비웃음일지도)과 맘껏 나는 제비의 날갯짓이 펼쳐진다. 송아지로서는 부럽기만 하다. 그런 송아지의 눈빛을 보는 달구지의 주인인 농부가 말한다. “억울하면 날개 달고 제비처럼 날아보지 그랬니”라고. 자유가 소중하다면 나는 법을 배우라고.
훗날 기타 든 존 바에즈가 이 노래를 자기화해 불렀을 때, 비폭력 저항 및 자유에 대한 상징의 기치와 매우 잘 어울리는 노래가 됐다.
온몸으로 읊조리듯 고백하는 목소리와 시적이고 구성진 노랫말 때문에 귀가 절로 열린다.
특히, 후렴구인 `도나도나` 부분은 묘한 여운이 남는다. 후렴구 도나도나는 보는 이에 따라 다르다. 원곡에 충실하자면 절대자인 구원자를 의미할 것이고, 시적인 가사에 충실하자면 이탈리아 말로 `부인`이란 뜻도 있다니 그렇게 봐도 좋을 것이다. 하지만 자유를 갈구하는 노랫말로 보자면 단순한 추임새 기능으로 봐도 무방하다.
도나도나를 떠올린 건 얼마 전 `존 바에즈 자서전` 신간을 만났기 때문이다. 미화된 찬사만이 아니라 치부와 약점마저 오롯이 담겨있는 이 책이 많이 팔렸으면 좋겠다. 그리하여 출간기념회 겸 고희를 넘긴 존 바에즈가 전 세계를 돌며 구슬프게 읊는 자유의 노래를 한 번 들어보고 싶다. 상상만으로도 도나도나해진다.
/김살로메(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