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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정치권은 어쩌려고 이러는가

등록일 2012-09-06 20:41 게재일 2012-09-06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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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문 한동대 국제경영대학원 교수

일본이 왜 이럴까? 동북아의 정치적 군사적인 불안정 속에서 서로 도와가며 살아온 소위 우방국 일본이 아닌가. 일본은 과거 한반도 강점기 36년간 극악무도한 만행을 저질렀음은 물론 군인, 노동자, 군속, 종군위안부 등으로 무려 수백만 명을 강제 동원해서 희생시킨 나라이다. 이후 변변한 사과 한번 제대로 하지 않는 일본에 대해 국민 대다수의 감정이 좋을 리 없다. 그러나 우리 국민들은 억울했던 지난 역사를 가슴에 묻어둔 채 아무런 일도 없었던 것처럼 그저 좋은 이웃으로만 생각하며 살아오고 있다.

그런 일본이 독도를 동해에는 존재하지도 않는 대나무섬 `다케시마(竹島)`라고 하며, 자기네 땅이라는 부당한 영유권주장을 하고 있다. 독도는 역사적으로나 지리적으로, 그리고 국제법적으로도 명백히 우리 고유의 영토이다.

일본은 올해 들어 독도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ICJ)에 회부하자는 제안을 우리정부에 해 오더니 이후 지난 24일에는 중의원(하원)에서 이 대통령에 대한 비난 결의문채택에 이어 29일에는 참의원(상원)에서 독도 불법점거 결의문을 채택하기까지에 이르렀다.

영토분쟁은 단시간에 그리고 간단하게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일본은 알아야 한다. 우리 정부나 국민들이 한반도 강점행위의 연장선상에 있는 독도와 위안부 문제를 그곳에만 국한시키지 않고 촉발시킨`원류`부터 따지고 들어간다면 문제는 더 확대될 것이다. 만약 일제가 강점기 동안 저지른 잔혹한 만행에 대해 유엔에 진상조사를 촉구하거나 일제의 인권 말살행위를 국제사회에 알리는 등으로 대처해 나간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분쟁해결은 끝없는 평행선을 그으며 이어질 것이며, 그러는 동안 양국 간 국민감정의 골만 깊어질 것이 아닌가.

이러한 사실은 일본의 정치 지도자들이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렇게 강경일변도로 내닿는 저의는 정권교체기에 일본사회 전반의 우익화에 편승해 국민적 대 지지를 얻기 위한 정치권의 포퓰리즘으로 보인다. 재집권을 준비하고 있는 자민당 아베 전 총리까지 한 술 더 떠 가세하는 것을 보면 그럴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니다. 진위여부를 떠나, 일본은 지금 주권을 훼손하는 국제외교상 크나큰 결례를 넘어 역사적으로 엄청난 과오를 범하고 있다. 지금까지 어렵게 쌓아온 사이좋은 이웃나라 우방국 관계를 서로 가장 증오하는 적대관계로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정치인들의 독도와 위안부 문제에 대한 망언에 따른 반응이 벌써 우리사회에 나타나고 있다. 작년 6월 전국 400개 학교 2500명 중고생 대상 조사에서 주적에 대한 응답은 북한이 22.1%에 비해 일본이 44.5%로 나타났으며, 최근 대학생 718명 대상 조사에서는 무려 54.3%나 되는 것으로 응답하고 있다. 그 뿐만 아니라 경북 도의회와 같은 지방의회에서는 29일 지정학적, 문화적으로 그리고 역사적 사실로 대마도가 완벽한 우리 땅임을 입증하고 있다면서 대마도 실지회복을 결의하기까지 했다.

북한은 지금 핵무기 생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의 개발과 더불어 실전배치 미사일을 일본 전 국토를 사정거리 안에 두고 있다. 이 때문에 이러한 비대칭 무력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일본 안보의 최대 위협요인으로 공감하고 있다. 이와 같은 위협에 공동 대응할 방법은 지금까지와 같이 함께 힘을 합쳐 미래지향적 한·일 동반자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정치권이 자신들의 인기영합을 위해 독도 망언, 위안부 망언을 되풀이해 극우파를 비롯한 전 국민을 자극함으로써 양국 간의 국민감정이 넘지 못할 수준까지 치닫게하는 것은 결코 용서받지 못할 것이다. 역사적으로 잘못된 과오를 다시 한번 되풀이하는 일이며, 먼 훗날 후손들과 역사가 이를 반드시 심판할 것이다. 결자해지의 원칙으로 양식있는 정치권이 앞장서 풀기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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