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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정신은 어디에

김살로메(소설가)
등록일 2012-08-03 21:29 게재일 2012-08-03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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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을 지켜보는 마음이 개운치 않다. 수영, 유도, 펜싱에 이르기까지 유독 우리나라 선수들과 관련된 오심이 뉴스를 장식한다. 각종 스포츠 경기 때마다 오심 논란은 있어왔으나 이번 올림픽만큼 심한 적은 없었다. 해프닝을 가장한 견제, 이해할 수 없는 결정 번복, 초유의 시간 끌기 등 심판들의 다양하고도 몰염치한 행태를 보면서 과연 올림픽 정신이 살아있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스포츠 물신주의로 변해가고 있는 올림픽을 확인하는 일은 씁쓸하기만 하다.

아시다시피 올림픽의 표어는`더 빨리, 더 높이, 더 힘차게`다. 근대 올림픽을 창시한 쿠베르탱 남작이 이 말을 캐치프레이즈로 삼았을 당시엔 그 어떤 정치적 목적도 국가적 차원의 욕심도 없었다. `올림픽은 승리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참가하는 데 있으며, 인간에게 중요한 것은 성공보다 노력하는 것이다` 라는 그야말로 순수한 덕목의 올림픽 정신이 있었을 뿐이다. 한마디로 페어플레이 정신이라 할 수 있는 이 올림픽 좌우명은 이제 올림픽 선서에서나 남아 있게 되었다.

언제부턴가 스포츠도 힘의 논리에 좌우되는 시대가 되어 버렸다. 올림픽이라고 예외일 수 없다. 국력 과시와 경제적 암투의 장으로 변해버린 지 오래다. 크게 봐서 그 누구도 올림픽에 참가하는 데 그 의의를 둔다고 말할 수만은 없게 되었다. 명예와 부를 안겨주는 개인적 영광 때문에 4년간의 정열을 바치는 건 그래도 애교로 봐줄 만하다. 그 도가 지나쳐 또 다른 이익을 바라는 단체나 국가의 목소리가 스포츠 정신보다 우위를 점할 때 그 순수성은 사라지고 만다.

늦지 않았다. 아직 레이스는 반 이상 남았다. 더 이상 스포츠 외적인 것으로 휘둘리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참가자와 참관자 모두 순수하게 게임 자체에 매혹당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올림픽 정신다운 것이 아니겠는가.

/김살로메(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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