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다시피 올림픽의 표어는`더 빨리, 더 높이, 더 힘차게`다. 근대 올림픽을 창시한 쿠베르탱 남작이 이 말을 캐치프레이즈로 삼았을 당시엔 그 어떤 정치적 목적도 국가적 차원의 욕심도 없었다. `올림픽은 승리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참가하는 데 있으며, 인간에게 중요한 것은 성공보다 노력하는 것이다` 라는 그야말로 순수한 덕목의 올림픽 정신이 있었을 뿐이다. 한마디로 페어플레이 정신이라 할 수 있는 이 올림픽 좌우명은 이제 올림픽 선서에서나 남아 있게 되었다.
언제부턴가 스포츠도 힘의 논리에 좌우되는 시대가 되어 버렸다. 올림픽이라고 예외일 수 없다. 국력 과시와 경제적 암투의 장으로 변해버린 지 오래다. 크게 봐서 그 누구도 올림픽에 참가하는 데 그 의의를 둔다고 말할 수만은 없게 되었다. 명예와 부를 안겨주는 개인적 영광 때문에 4년간의 정열을 바치는 건 그래도 애교로 봐줄 만하다. 그 도가 지나쳐 또 다른 이익을 바라는 단체나 국가의 목소리가 스포츠 정신보다 우위를 점할 때 그 순수성은 사라지고 만다.
늦지 않았다. 아직 레이스는 반 이상 남았다. 더 이상 스포츠 외적인 것으로 휘둘리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참가자와 참관자 모두 순수하게 게임 자체에 매혹당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올림픽 정신다운 것이 아니겠는가.
/김살로메(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