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지진과 쓰나미로 절망과 공황에 빠져 있을 때 그 누구보다 용기를 갖고 현장에 가 생존자 구출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최선을 다해준 구조대원들의 모습에 일본인들이 감사와 감동을 잊지못해 정성껏 접은 종이학 125마리가 한국 외통부로 전달됐다고 한다. 한국 구조대가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남아 일본인을 위해 최선을 다해 돕는 모습에 가슴이 뭉클했다는 것이다.
일본 전설에 어떤 마음씨 착한 노총각이 덫에 걸린 학을 구해 줬더니 아름다운 여인으로 변해 아내가 됐다는 이야기에서 `은혜를 갚는 학`이란 아이디어를 얻어 동네 아줌마들이 정성껏 접은 종이학이었다. 이들이 보낸 종이학과 편지는 지진 한 달 후 서울 외교통산부에 도착한 것이란다. 외통부는 일본에서 구조활동에 참가한 119구조대원 105명과 외통부 인도지원과 직원 2명을 초청해 종이학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한다.
현해탄을 건너온, 천사가 보낸듯한 종이학 125마리는 양국의 우정을 잇는 큰 선물로 받아들여 진다. 학은 모습처럼 희고 순결하며 깨끗해 숭고한 지조를 가진 선비에 비유되곤 한다. 학은 새 중의 신선이라고 한다. 모습을 보면 속세의 어지러움을 잊게 하고, 그 소리를 들으면 아름다운 음악보다 더 신비롭다. 달 밝은 밤이면 홀로 노송 가지에 앉아 잠을 자는 등 격이 높고, 고고한 자태이다. 종이학은 오래전부터 젊은이들이 정성들여 접어 사랑하는 사람에게 보내는 애정의 표시요, 프로포즈였다. 존경하는 분들에게 바치는 감사의 마음이었다. 그 이유는 깨끗하고 순결한 학의 품위에서 비롯된 것이리라. 종이학엔 생명이 있어 보인다.
/손경호(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