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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머리 교육

손경호(수필가)
등록일 2012-06-26 20:47 게재일 2012-06-2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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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3대가 한 집에서 생활할 때는 아침밥 먹는 시간은 마치 잔칫집 같다. 할아버지를 중심으로 큰 방에 둘러 앉아 덕담과 경험담을 들으면서 식사를 한다. 참 분위기가 좋고 가정의 화목함도 느낀다. 모든 것이 부족한 시절이었지만 오가는 대화는 언제나 어른들의 주의사항에 따르고 자녀들은 언제나 `예`하면서 순종할 것을 미덕으로 여겨왔다. 요즈음 적은 식구의 구성원에도 식사시간이 한결같지 않다. 각자의 사정에 맞춰 따로따로 먹다보니 가족간의 대화시간이 차차 줄어들고 없어지는 지경에 이르렀다. 어른들의 말씀을 아예 잔소리로 여기고 식사를 빨리하고 제 방으로 가 버리고 문을 잠궈버린다. 관심은 사랑에서 오는 것인데 부모도 자녀들이 자기들 알아서 처신해 주기만을 기다린다. 학교폭력으로 교육계 뿐만 아니라 사회가 어지럽고 심각하다. 자녀를 키우는 부모가 자녀의 행동에 등한해 왔다는 것은 너무 가정교육이 소홀했다. 대화의 두절이 아니라 단절된 상태에서 자녀를 키운다는 것은 전적 부모의 탓이다. 유심히 관찰하고 깊은 애정을 가진다면 먼저 가정에서 감지할 수 있는 상황이 드러나기 마련이다. 몸이 아프다 하면서 학교에 가기 싫어한다면 벌써 이상한 징조가 눈에 띄는 것이다. 전에 안하던 행동을 한다던지 용돈을 자주 요구하는 것도 유의해야 할 사항이다. 부모와 함께 밥상머리에서 원인의 해결점을 대화로 시작해야 한다. 몸에 상처나 멍자국이 있나를 유심히 살펴야 하고 웃음이 없어지고 풀이 죽어서 외부와 단절하는 경우가 잦게 된다. 자면서 식은 땀을 흘리거나 잠꼬대를 하며 갑자기 성적이 떨어지는 경우가 생긴다. 갑자기 짜증이 많아지고 엄마나 동생 등 자기에게 만만한 상대에게 폭력을 쓰거나 공격적으로 변한다. 그리고 입고 있는 교복에 더럽힘이나 손상이 가는 경우도 유심히 살펴야 한다. 옛 가정의 문화가 그립다고 한다. 못 살고 어려웠지만 사람 사는 세상이 그리워진다. 남을 나같이 생각하면.

/손경호(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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