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갑작스런 심장마비로 사망하는 사람이 1년에 2만명이 넘는다고 한다.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 수 보다 두배가 넘는 숫자다. 현재 갑작스런 심정지가 발생한 사람의 생존율은 2.8%에 불과하다. 필자도 얼마 전에 그런 상황에 처한 사람을 목격한 적이 있었는데 정말 촌각을 다투는 위기로 여겼다. 일본의 경우는 심정지 생존율은 7%가 넘는다. 미국의 시애틀 지역은 15% 이상이 생존한다니 놀라운 일이다. 심장이 갑자기 멎더라도 이를 목격한 사람이 심폐소생술을 하면 살아날 수가 있다는 것이다. 심정지로 혈액순환이 멎춘 후 5분 정도가 지나면 뇌가 손상되기 시작한다. 심폐소생술은 가슴을 반복적으로 누르고 인공호흡을 해 심장을 되살리는 방법으로 멎어버린 심장을 대신해 뇌에 혈액을 순환시킨다. 심정지를 목격한 사람이 즉시 심폐소생술을 하면 심정지 생존율은 2~3배 높일 수 있는 것이다. 심정지 80% 이상이 가정이나 공공장소에서 발생한다. 심정지 생존율이 높은 나라는 심정지를 목격한 사람의 40% 이상이 심폐소생술을 한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심정지 환자가 심폐소생술을 받을 확률은 5%도 되지 않고 무조건 구급차를 불러 병원으로만 이송시킬려고 한다. 문제가 되는 것은 심폐소생술을 할 줄 모르거나 인공호흡 하기가 꺼려질 경우에는 인공호흡을 하지 않고 가슴압박소생술을 하도록 권장한다는 것이다. 응급처치는 먼저 119에 신고해 놓고 환자를 반듯이 눕히고 가슴 가운데를 1분에 100회 이상의 속도로 강하게 누르면 된다. 심폐소생술은 내가 아닌 가족과 다른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방법이다. TV나 비디오를 통해서 누구나 익힐 수 있는 응급처치다. 누구나 심폐소생술을 하게 된다면 내가 심정지 상태에 빠졌을 때 다른 누군가가 나를 구해줄 수 있다는 것이다. 분·초를 다투는 긴급한 상황이라 망설이거나 주저하지 말고 보고 배운 것을 그대로 실천하면 또 하나의 생명기부가 되는 것이다.
/손경호(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