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지가인 회사 사장이 매년 시상되는 `영예로운 제복상'에 해마다 3천만 원의 상금을 내놓기로 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목숨을 빚졌다, 너무 죄송하고, 죄송하다”하면서 안타까움을 남겼다. 한 회사를 경영하는 사장님은 지난해 겨울에 경기도 평택시 한 목욕탕에서 일어난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두 소방관의 희생을 애도하며 이러한 상금을 준비한 것 같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려다 목숨을 잃은 30대 소방관에 대한 죄책감 때문이라고 했다. 명품 브랜드를 소개하는 잡지사를 운영하는 그 사장님은 “목숨을 빚지고 고작 돈밖에 내놓을 수 없어 부끄럽다”는 말을 남겼다. 가끔씩 전해지는 소방관들의 안타까운 소식에 “힘이 되고 싶다”는 결심을 한 것이다. 타인의 삶을 지키려다 어린 자녀들과 부인을 남기고 떠난 그들에게 우리 모두는 큰 빚을 졌다. 그들은 왜 목숨까지 내던지며 불속으로 뛰어든 것일까. 국민 대다수는 장례식이 치뤄지는 영결식에서 한 소방관 대표가 무릎을 꿇고 유족에게 사죄하는 사진에 가슴이 메었을 것이다. 그리고 제복을 입고 희생당한 그들에게 죄스러운 마음도 생겼을 것이다. 우리는 그들을 얼마나 존경하고 자랑스러워 했던가. 소방관은 불을 보면 달려갈 수 밖에 없다. 미련해 보이지만 그것이 그들의 의무요, 사명이며, 숙명인 것이다. 자기 목숨 보다 남의 목숨을 먼저 생각하는 게 소방관의 `직업 DNA'다. 그 숭고한 직업관에 머리를 숙이며 숙연해 진다. 태풍이 불고 수해가 닥쳐도 소방관들은 인명 구조의 최전선에 있다. 화마와 수마가 사람을 기다려 주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매년 여러명의 소방관이 희생이 된다. 제복입고 봉사하는 그들이 존경받는 사회를 만드는 것은 우리의 몫으로 남았다. 또한 군복, 경찰복, 소방복을 입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제키는 제복인들에게 감사한 마음은 한 시도 잊어서는 안되겠다. 그들은 우리의 국민이요, 형제다.
/손경호(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