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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신용-경제분리 계기 거듭나야

등록일 2012-03-05 21:29 게재일 2012-03-05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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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중앙회가 2일 재탄생 했다. 우여 곡절 끝에 신용사업(금융)과 경제사업(유통·판매)을 분리해 새롭게 출범한 것이다. 농협 조직으로서는 51년 만의 대개편이다. 이번 개편으로 농협중앙회는 농산물 판매·유통 업무를 맡는 `농협경제지주회사`와 은행·보험 기능을 전담하는 `농협금융지주회사`로 분리된다. 농협은 경제부문에서는 판매농협의 토대를 구축하고, 금융부문에서는 국제수준의 협동조합 금융그룹으로 변모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 과정에서 민간 기업과의 본격적인 경쟁이 예상된다. `거대공룡`으로 비유돼온 농협이 경쟁력을 갖추려면 인력 구조조정을 비롯한 내부 개혁에 속도를 내야할 것이다.

지금의 농협은 1961년 농업은행과 농업인 자조 조직인 농업협동조합이 합쳐져 탄생했다. 하지만 이후 경제사업은 만성적인 적자구조를 보인 반면 신용사업은 엄청난 수익을 내면서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농민들로부터 `농협이 농민을 지원하기보다 돈놀이에 열중하고 있다`는 불만이 쏟아져나온 것이다. 신경분리가 힘을 얻게 된 것도 이러한 구조적 문제 때문이었다. 두 사업을 분리시켜 농협의 본업인 경제사업을 활성화시키고, 매년 수천억원을 경제사업 지원에 내놓는 신용사업도 정상화하자는 것이 근본 취지다. 정부는 지난 94년부터 신경분리를 정책으로 추진했으나 자본확충 재원문제, 정치권의 이견, 농협중앙회 노조의 반발 등으로 무려 18년간을 끌어오게 됐다. 신경분리를 계기로 농협이 농업인을 위한 조직으로 다시 태어나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농협금융지주는 자산 규모가 240조원에 달해 국내 5번째로 큰 금융지주회사가 됐다. 이번 개편으로 신설되는 은행, 생명보험, 손해보험과 함께 기존 금융관련 자회사 7곳을 거느리게 된다. 농협경제지주도 기존 경제 관련 자회사 13개를 편입하고 중앙회가 맡은 판매·유통 등 경제사업을 오는 2017년까지 단계적으로 맡는다고 한다. 경제사업 활성화를 위해 6조원을 투입하는 한편 직영하나로마트를 크게 늘리고 영세한 지역농협하나로마트 2천70개를 대형화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신경분리의 목적은 농협의 전문성과 경쟁력을 강화하고 수익을 확대해 농민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 신경분리는 개혁의 시작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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