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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경찰 간부들이 있는 조직

정상호 기자
등록일 2011-12-23 18:14 게재일 2011-12-23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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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방경찰청 경정급 간부가 청장 집무실 컴퓨터에 해킹프로그램을 설치하고 불법도청을 하다 적발됐다. 경찰대 3기인 A경정은 지난 14일 비서실에 “청장님 컴퓨터에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된다”고 둘러대고 청장 데스크톱 컴퓨터에 원격제어프로그램과 녹음프로그램, 휴대용마이크 등을 설치한 뒤 300개의 대화를 녹음한 사실이 드러났다. A경정의 범행은 갑자기 컴퓨터 속도가 느려진 것을 점검하라는 청장의 지시를 받은 전산실 직원에 의해 4일 만인 17일 발각됐다.

경찰 내부에서 직속 상관은 물론 동료 컴퓨터를 해킹한 범죄는 개청 이래 처음 있는 사건이다. 2006년 경정으로 승진한 이 간부는 내년 총경 승진을 앞두고 “청장의 의중을 미리 파악해 좋은 점수를 받아 승진인사에 이용하려고 해킹프로그램을 설치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조직이 상부는 취약하고 하부는 넓은 피라미드형이어서 승진이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렵다는 것은 인정한다. 그렇다고 일반 경찰도 아닌 최고 엘리트라는 경찰대 출신의 고급 간부가 이렇게 부도덕한 짓을 벌여서야 될 일인가. 순경으로 입직해 평생 초급 간부까지도 못 올라가지만 멸사봉공하는 대부분의 동료들이 부끄럽지도 않은가. 지난 1월 21일에는 대전 둔산경찰서 고위 간부인 B경정이 자신의 어머니(68) 집에 강도로 위장해 들어가 어머니를 폭행치사케 한 사건이 일어났다. B경정은 잠든 어머니 등에 볼링공을 떨어뜨려 5시간 만에 늑골 골절 등에 의한 저혈량성 쇼크로 숨지게 했다. 그는 어머니의 빚 2천만원을 청산하기 위해 어머니와 짜고 범행했다고 한다. 사고로 척추 장애등급을 받으면 5천만원의 상해보험금을 타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최후의 수단으로 강도극을 벌였지만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러나 떨어뜨린 볼링공으로 늑골이 6대나 부러질 정도로 어머니가 중상을 입었는데도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다고 한다. 전체 경찰의 모범이 돼야 할 간부 경찰의 도덕적 해이는 그 파장이 심각하지 않을 수 없다. 간부 경찰의 비리가 도를 넘고 있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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