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지키지도 못할 1% 목표치를 제시한 이 장관은 수능을 EBS 교재와 연계해 쉽게 출제하면 사교육비가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변별력을 상실한 `물수능` 탓에 수시모집 비율이 크게 늘어났고 정시에서도 치열한 눈치작전 등 극심한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게다가 수능 직후 강남의 논술학원이 문전성시를 이루는 등 사교육비 부담도 오히려 더 늘고 있다. 대학들도 수능이 쉽게 출제돼 변별력을 잃었기 때문에 우수한 학생을 가려내기 위해서는 논술을 어렵게 출제할 수밖에 없다고 얘기하고 있다. 이러한 논리라면 내년에도 수능이 쉽게 출제되면 대학들은 논술시험을 더 어렵게 출제할 것이 분명하다. 학생들은 논술학원 등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을 수 없고 학부모들의 허리는 더 휘게 되는 `악순환`이 되풀이될 것이 뻔한 상황이다.
이처럼 정부의 의도와는 달리 쉬운 수능만으론 결코 사교육을 줄일 수 없다. 오히려 정부의 정책 실패로 수시와 정시 모두에서 수험생을 혼란에 빠뜨리고 논술학원의 배만 불리는 결과를 낳았다. 그렇다고 물수능 정책을 포기하고 다시 어렵게 출제할 수도 없다. 그렇게 되면 오락가락 입시 정책으로 수험생들이 겪게 될 혼란과 피해는 더 가중될 것이다. 현재로선 `쉬운 수능`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에 주력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얘기다. 정부가 이번 시험 결과를 철저하게 비판적인 관점에서 분석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