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는 우리 당국이 유연성을 발휘해 제한적이나마 대북 화해 조치를 취하고 있으나 북한은 여전히 관망하고 있는 분위기이다. 류 장관은 장관 취임 두달동안 개성공단 활성화 조치에 이어 사회문화 교류 차원의 대북 접촉을 개성 만월대(고려 왕궁터) 발굴과 겨레말큰사전 편찬사업, 일제 강점기 약탈문화재 남북공동환수 등으로 확대했다.북한 어린이 100만명 이상을 접종할 수 있는 B형 간염 예방백신을 국제구호단체를 통해 북측에 지원했고 세계보건기구(WHO)를 통한 대북지원을 재개했다.당국은 그러나 “5·24 조치의 기조와 원칙은 유지하면서도 비군사적, 비정치적 부문에서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이라며 분명한 선을 그었다. 대북전략의 기본 원칙 변화가 전제되지 않으면 유연성의 발휘로 남북관계를 풀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시각에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 남북간 신뢰관계의 재구축은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비용과 판돈은 커지게 마련이다. 시간은 누구의 편도 아니다. 남북한은 결국은 민족자결의 원칙에 따라 자주적으로 통일해야 할 한민족이기 때문이다. 가능하면 이명박 정부가 이 과제를 차기 정부로 넘기지 않고 임기내에 풀면 통일 비용과 시간이 절약될 것이다.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남북적십자사 회담, 인도주의적 대북 지원, 금강산 관광재개, 개성공단 활성화 등을 놓고 남북이 머리를 맞대고 방안을 찾아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