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는 PC(개인용 컴퓨터)와 포스트 PC 시대를 모두 연 장본인이다. 스티브 워즈니악과 함께 애플컴퓨터를 창업해 `애플Ⅰ`을 출시한데 이어 이듬해인 1977년에 모니터와 키보드를 갖춘 완벽한 PC인 `애플Ⅱ`, 1981년에는 마우스를 처음 도입한 `맥킨토시`를 각각 내놓으면서 1980년대 초까지 PC시장의 절반을 차지했다. PC의 대중화와 함께 끊임없는 진화를 이끈 셈이다. 이런 PC 시대를 깬 것도 잡스다.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컴퓨터인 스마트폰 `아이폰`을 2007년에 내놓고 작년 초 태블릿PC `아이패드`를 선보이면서 포스트PC 시대를 활짝 연 것이다. 혁신에 있어서는 기득권도 과감히 포기할 줄 아는 잡스의 용기와 지혜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자고 나면 신기술이 등장하는 IT산업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일깨워준 것으로 우리가 깊이 새겨야할 교훈이다. 암 선고로 죽음을 가까이 두고도 “곧 죽을 것이라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은 인생에 있어 커다란 선택을 내리는 데 도움을 주는 가장 중요한 도구”라며 죽음까지 혁신의 도구로 여길 정도였다고 한다. 떠나고 나면 누군가가 그 자리를 메워주는 것이 역사다. 하지만 잡스의 큰 족적이 더욱 선명하게 보이는 것은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그의 열정에 대한 우리의 아쉬움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