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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철강공단의 두 얼굴

김명득 기자
등록일 2011-09-14 20:19 게재일 2011-09-1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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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철강공단에는 240여개 업체가 입주해 있고, 연간 1천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업체도 20여개사에 이른다. 연간 1천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업체들 가운데 지역과 상생하며 협력하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아예 지역협력을 철저히 외면하는 기업도 있다.

공단내 세아제강, TCC동양, 동부특수강, 성우오토모티브, 현대종합금속, 동국산업, 삼원강재, 태창철강 등은 지난해 기준으로 연간 1천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세아제강은 무려 1조1천874억원, 동부특수강 3조6천642억원, 성우오토모티브는 6천834억원, 현대종합금속 4천456억원, TCC동양 4천121억원, 동국산업 3천182억원, 삼원강재는 2천833억원, 태창철강 1천784억원 등을 기록했다.

이들 기업은 포항공단에서 엄청난 부(富)를 축적하면서도 지역과 상생하기 위한 몇 백만원의 이웃돕기 기금조차 내놓지 않았다고 한다. 돈이 지출되는 문제는 본사가 결정하기 때문에 포항공장 차원에서는 어떠한 결정도 내릴 수 없다고 했다.

이들 기업과는 달리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OCI, 조선내화, 스톨베르그&삼일 등은 명절 때마다 지역과 상생하는 온정을 베풀고 있다. 그렇다면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OCI 등은 본사가 포항이 아닌데도 어떻게 지역협력에 적극 나서고 있는가. 본사가 포항인 포스코의 지역 상생협력은 더 이상 언급할 필요가 없고, 일년에 매출 백억원조차 못 올리면서도 명절때만 되면 지역내 불우이웃을 찾아 온정을 베푸는 기업들도 많다.

지역과 상생한다는 의미는 그 기업의 가치관 때문이라 생각된다. 가치관이란, 특정한 상황에서 가치적인 판단이나 선택을 하게하고, 이에 따라 어떤 방향으로 행동하게 하는 원리나 믿음을 뜻한다. `포항에 본사가 없기 때문에…, 돈의 지출 문제는 본사가 결정하기 때문에…`라는 것은 모두 핑계에 불과하다. 기업이 지역과 함께 상생 하고픈 마음과 진정성만 있다면 못할게 뭐가 있나. 불우이웃돕기 기금 몇 백만원 내느냐 안 내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지역과 함께 한다는 진정성이 있느냐 없느냐가 더 중요하다. 포항공단 인근 대송면의 주민이 토로한 “온갖 소음과 공해를 유발하고 수천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도 단 한 푼의 지역협력 기금을 내놓지 않는 얌체기업이 있어 안타깝다”라는 넋두리가 씁쓸하게 들린다. 다음 명절 때에는 공단 내 모든 기업들이 지역과 함께 상생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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