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 지표를 보면 경기 흐름이 악화되고 있음이 명확하다. 7월 광공업생산은 전년동월대비 3.8% 증가에 그쳐 작년 9월 이후 10개월 만에 증가폭이 가장 낮았다. 전월 대비로는 0.4% 감소했다. 경기 회복을 주도해온 수출도 신장세가 꺾이며 8월 무역흑자가 8억달러에 그쳤다. 한자릿수 무역흑자는 19개월 만에 처음이라고 한다. 기업들의 경기 전망 지표들도 어둡기는 마찬가지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경기실사지수(BSI)의 9월 전망치는 96.3으로, 8월 전망치 98.9보다 낮아져 2개월 연속 100 아래로 내려갔다. BSI가 100 이하라는 것은 비관적 전망이 낙관적 전망보다 많다는 뜻이다. 한국은행의 8월 BSI 조사치도 80으로 전달보다 11포인트 하락해 2009년 6월(77)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런 낙폭은 금융위기를 맞았던 2008년 11월에 13포인트가 떨어진 이래 최대치라는 점에서 예사롭지 않다. 기업들이 이처럼 향후 경기를 어둡게 전망하고 있는 한 투자와 고용 확대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다.
정부는 이러한 이상 징후에 대해 크게 우려할 사안은 아니라고 한다. 계절적, 일시적 요인이 크다는 것이다. 하지만 민간 전문가들 사이에는 우려의 목소리가 더 높다. 미국만 보더라도 신용등급 강등 이후 경기 둔화의 공포가 가시지 않고 있다. 정부는 실물지표의 경고음에 경각심을 갖고 각 분야에 맞는 대책을 고민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