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경기 이상신호 경각심 높여야

정상호 기자
등록일 2011-09-05 20:29 게재일 2011-09-05 23면
스크랩버튼
국내 경제가 불안하다. 글로벌 경기의 둔화 여파로 한국경제의 하방 위험이 예상보다 커지고 있다. 이미 산업생산과 수출 증가세는 크게 꺾이고 물가는 미친듯이 날뛰고 있다. 기업들의 체감경기도 식어가고 있어 투자와 고용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정부는 두달 전 성장률 전망치를 5.0%에서 4.5%로 낮췄다. 성장 보다 물가 안정으로 정책 방향을 선회했다는 의미가 있다. 하지만 글로벌 경제위기가 고조되면서 하향 조정한 성장률마저 달성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물가도 안정되기는 커녕 농수산물 가격과 전셋값 등이 폭등하면서 8월에는 5.3%나 치솟아 가계에 고통을 주고 있다. 저성장과 고물가로 스태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향후 성장 전망은 더 어둡다. 미국의 경기둔화 우려와 유럽의 재정위기가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박재완 기획재정부장관이 최근 대외 여건 악화로 정부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수정할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은 이런 까닭에서다.

실물 지표를 보면 경기 흐름이 악화되고 있음이 명확하다. 7월 광공업생산은 전년동월대비 3.8% 증가에 그쳐 작년 9월 이후 10개월 만에 증가폭이 가장 낮았다. 전월 대비로는 0.4% 감소했다. 경기 회복을 주도해온 수출도 신장세가 꺾이며 8월 무역흑자가 8억달러에 그쳤다. 한자릿수 무역흑자는 19개월 만에 처음이라고 한다. 기업들의 경기 전망 지표들도 어둡기는 마찬가지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경기실사지수(BSI)의 9월 전망치는 96.3으로, 8월 전망치 98.9보다 낮아져 2개월 연속 100 아래로 내려갔다. BSI가 100 이하라는 것은 비관적 전망이 낙관적 전망보다 많다는 뜻이다. 한국은행의 8월 BSI 조사치도 80으로 전달보다 11포인트 하락해 2009년 6월(77)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런 낙폭은 금융위기를 맞았던 2008년 11월에 13포인트가 떨어진 이래 최대치라는 점에서 예사롭지 않다. 기업들이 이처럼 향후 경기를 어둡게 전망하고 있는 한 투자와 고용 확대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다.

정부는 이러한 이상 징후에 대해 크게 우려할 사안은 아니라고 한다. 계절적, 일시적 요인이 크다는 것이다. 하지만 민간 전문가들 사이에는 우려의 목소리가 더 높다. 미국만 보더라도 신용등급 강등 이후 경기 둔화의 공포가 가시지 않고 있다. 정부는 실물지표의 경고음에 경각심을 갖고 각 분야에 맞는 대책을 고민해야 할 때다.

2030, 우리가 만난 세상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