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가 6자 회담 조기개최에 합의함으로써 6자 회담 재개는 추진력을 얻게 되고 남북-북·미간 후속 대화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있었다. 그러나 북·러 정상회담에선 6자회담 재개와 관련해 새로운 내용이 없었다. 그러나 아직 회담의 정확한 내용이 파악되지 않은 만큼 북한의 공식 발표와 러시아 정부의 디브리핑(사후 설명)을 기다려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제기되지만 북한은 기본적으로 핵 문제는 미국과 협상하겠다는 입장이라는 외교가의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러시아가 북한과 유대 강화를 통해 6자회담과 동북아 문제에 대해 점점 입지가 강화되고 목소리도 커지게 될 것임은 부인할 수없는 사실이다. 미·중과 남북한을 중심으로 진행돼오던 6자 회담 국면에 러시아라는 새로운 변수가 개입돼 국면이 더욱 복잡하게 될 것이다. 우리 당국은 북·러 정상회담이 아직은 찻잔 속의 태풍 수준이지만 앞으로 천변만화의 풍운을 몰고 올 가능성에 대비해 미국과의 굳건한 동맹의 기초를 유지하되 중국·러시아와의 다각적이고 전략적인 외교에 전력 추구해야 할 것이다. 북측은 남북관계의 개선없이는 미국이나 중국은 물론 러시아의 관계 발전에서도 한계가 있음을 깨달아 남측과의 무모한 체제 경쟁과 기싸움을 증단하고 남북간의 상생·협력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