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전문가와 산업의학전문의 등으로 구성된 `고엽제 대책회의`가 지난 7월 13~15일 캠프 캐럴과 인접한 마을 주민 58명을 대상으로 인터뷰와 설문조사를 한 결과 A양(12)은 2008년부터 백혈병, B군(12)은 재생불량성 빈혈을 앓고 있다고 한다. 1990년 당시 20세이던 C씨가 급성 골수백혈병으로 숨졌고, 다른 20대 남성도 10여년 전 백혈병으로 사망했다. 또 2009년 이후 40~60대 주민 5명이 폐암, 간암, 뇌종양 등으로 사망했으며 현재도 위암, 폐암, 갑상선암, 피부질환, 말초신경병, 중추신경장애 등을 앓고 있는 주민이 70명을 넘고 있다고 한다. 수 십 가구 밖에 안되는 기지 인근 마을에서 악성 질환자가 대량 발견된 것은 캠프 캐럴의 오염에 의한 것이 아닌지 인과적 관련성을 확인해야 될 `중요한 소견`이 아닐 수 없다. 조사에 참여한 주영수 한림대 교수의 “이런 결과가 나오리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특히 신경계 질환을 호소하는 주민의 수는 매우 유의미한 것이다”고 하는 증언을 흘려 들을 일이 아니다.
캠프 캐럴의 고엽제 매립 의혹에 대한 조사가 미군측과 우리 당국,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민관공동조사라고 하지만 이제까지의 경과를 보면 미군측 의도대로 끌려가고 있다는 지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독성물질에 의한 환경오염은 주민 건강에 치명적 영향을 주기 때문에 서둘러 기지 내 환경오염 진상을 규명하고, 원상복구를 해야 한다. 무엇보다 기지 인근 주민들의 질병이 기지 내 오염과 관련된 것인 지를 가려서 대책을 세워야 한다. 이제라도 미군은 캠프 캐럴의 환경오염조사에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우리 당국도 끌려 다니지 말고 당당하게 국민을 위한 책무를 다해줄 것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