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기업의 사회적 역할·책임 재다짐할 때다

고성협 기자
등록일 2011-08-17 21:03 게재일 2011-08-17 19면
스크랩버튼
이명박 대통령은 8·15 광복절 경축사에서 `공생발전`을 새 화두로 내놓았다.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에 이어 대기업의 역할과 책임을 다시한번 강조한 것이다. 재계는 이 대통령의 이런 화두에 겉으로는 공감의 뜻을 나타내면서도 내심으로는 본격적인 `대기업 때리기`의 신호탄이 아닌지 잔뜩 긴장한 모습이다. 동반성장위원회의 초과이익공유제에 대한 재계의 반발,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의 대(對)정치권 로비 의혹 등으로 반기업정서가 부각되고 있는 터여서 더욱 그렇다. 이 대통령은 특히 시장경제가 새로운 단계로 진화해야 한다면서 탐욕경영에서 윤리경영, 자본의 자유에서 자본의 책임, 부익부 빈익빈에서 상생번영으로 진화하는 시장경제의 모델을 추진 방향으로 제시했다. 기업은 이익 극대화를 궁극적 목표로 두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사회 일원으로서의 역할과 책임 수행도 중요함을 인식해야 한다는 주문으로 해석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을 장악한 기업은 늘 지배적 우위에 있다. 그러므로 기업들의 공생 의식은 `더불어 잘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데 큰 밑거름이 될 것이다.

현대차그룹과 현대그룹을 제외한 범(汎) 현대가(家) 그룹은 16일 5천억원 규모의 사회복지재단 `아산나눔재단`을 만들어 양극화 해소를 위한 나눔의 복지를 실현하고 청년들의 창업 정신을 고양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적기에 필요한 지원이 이뤄지도록 하겠다는 뜻도 덧붙였다. 현대중공업 대주주이자 한나라당 전 대표인 정몽준 의원은 사재 2천억원을 출연해 재단 설립에 참여한다. `탐욕` 대신에 `윤리` 경영을 택하고 상생번영의 희망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이다. 우리 경제의 큰 주춧돌 역할을 한 고 정주영 회장 서거 10주기를 맞아 그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것이 재단 설립의 취지라고 한다. 아직도 `나눔`에 솔선수범하는 기업은 많지 않다. `이웃 생각하는 마음이 부족하다`는 핀잔을 수시로 듣고 있는 이유를 기업인들은 한번쯤 곱씹어봐야할 부분이다. 국민이 바라는 것은 기업들의 잇단 동참이다.

재계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전경련이 이날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사람으로 치면 `하늘의 뜻을 안다`는 지천명(知天命)의 나이다. 고 이병철 삼성 회장과 정주영 회장 등 재계 총수들의 헌신과 땀방울로 쌓은 50년이며 우리나라 산업과도 역사를 같이 한다. 이 정도 재계 연륜이면 국민의 뜻을 알고도 남을 것이다. 최근 빗발치는 대기업에 대한 여론의 비난을 겸허히 받아들여 존경을 더 많이 받는 재계로 환골탈태(換骨奪胎)해야 할 것이다.

유영희의 마주침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