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육상대회가 열리는 대구 스타디움은 6만여 석이나 된다. 8일 하룻동안 2천160매가 판매되는 등 대회가 열리는 9일 동안 총 45만4천석의 입장권 중 8일 현재 38만7천709석(85.4%)을 판매했다. 특히 B석은 95%, C석은 98.4%가 판매됐다. 이런 추세라면 대회 개막전 100% 매진도 불가능하지는 않을 듯하다. 문제는 입장권 판매를 스타디움 관중석과 연결 짓는 것이다.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생각하면 입장권과 실제 관중석의 괴리를 알 수 있다. 당시 중국은 비인기 종목까지 전 종목의 입장권이 매진됐다며 베이징 올림픽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과 열기가 높다고 자랑했다. 그러나 실제 관중석은 차지 않았을 뿐 아니라 경기에 따라서는 아주 텅 비기도 해서 세계 언론의 비웃음을 사기도 했다. 특히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매진됐다던 입장권이 경기장 밖에서 수십배의 가격으로 뻥튀기돼 암표로 공공연히 거래됐다. 30위안짜리 표를 600위안에 팔았다고 한다. 세계 각지에서 올림픽 경기를 보러 왔던 관광객들이 너무 높은 가격이어서 되돌아갔지만 이들은 암표 가격을 내리지 않아 경기장은 텅 비게 됐다고 당시 현지 취재 기자들은 보고했다. 암표상들은 10장 중 한 장만 팔아도 남는 장사가 돼 팔리지 않은 나머지 표를 가격을 내리지 않고 폐기처분했다는 것이다.
대구세계육상대회의 입장권 중 87%가 각급 공공기관과 기업체 등 단체에 판매됐다. 조직위가 대량 구매 단체마다 담당자를 두어 특별 관리를 하고 실제 관람객에게 입장권 배부를 요청하는 등 대책을 세웠지만 얼마나 실효를 거둘 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입장권의 사표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대회 관람이 불가능한 입장권 소지자가 입장권을 기증하고 이를 관람이 가능한 사람에게 기증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만하다. 이를 위해서는 입장권 기증자와 대회 관람 희망자를 신속히 파악해 두어야 한다. 대구시와 조직위의 순발력 있는 입장권 사후 관리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