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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금 본감사 `거품 철저히 빼기` 계기 돼야

고성협 기자
등록일 2011-08-09 21:34 게재일 2011-08-0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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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66개 대학을 대상으로 한 감사원의 등록금 본감사가 8일 시작됐다. 감사원 소속 353명과 교육과학기술부를 비롯한 외부 인력 46명 등 399명이 투입되는 초대형 감사로 오는 31일까지 17일간 진행된다. 감사대상 대학의 명단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한양대, 중앙대 등 주요대학 대부분이 포함됐다고 한다. 이번 감사는 대학의 재정운용과 등록금 책정실태를 들여다보고 개선방안을 마련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대학의 수입과 지출 내역을 꼼꼼히 점검해 등록금에 거품이 얼마나 끼어 있는지를 따져보겠다는 이야기다. 감사결과 `등록금 원가`가 공개될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국민적 관심사로 부각된 등록금 문제는 정부의 재정 지원 확대만으로는 결코 해결될 수 없다. 등록금을 낮추기 위해 무작정 예산을 쏟아붓는 식으로는 국민의 혈세로 부실대학의 생명만 연장시키는 부작용을 낳을 뿐이다. `밑빠진 독에 물 붓기`식 지원을 막기 위해서도 국민의 돈이 교육의 질이 형편없는 부실 대학과 제 잇속만 차리는 사학재단에 헛되이 쓰이지 않도록 대학 재정 실태를 철저히 따져봐야 한다.

감사원은 지난달 30개 대학에 대해 예비 감사를 한 결과 대학들이 교비회계를 조작해 등록금을 인상해온 사실이 드러났다고 한다. 한 대학은 매입이 불가능한 국유지를 사겠다며 5년간 192억원을 책정해 등록금을 올렸다. 또 교육 목적이 아닌 다른 용도로 사용한 돈을 교비 회계에 떠넘기는 수법으로 등록금을 올리거나 대학 부설병원이 감당해야 할 의사 간호사 등 직원들의 인건비까지 교비로 부담하겠다며 등록금을 인상한 대학도 있었다. 서울의 한 사립대학은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편법으로 계상된 수입을 원칙대로 되돌릴 경우 현행 등록금의 30%까지 줄일 수 있다”는 진단을 받기도 했다. 비싼 등록금에 거품이 있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 것이다.

감사원은 등록금 본감사에서 대학들이 비싼 등록금을 받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를 낱낱이 공개해 대학 등록금이 왜 비싼지를 밝혀내야 한다. 그렇게 해서 이번 등록금 본감사가 세계에서 가장 비싼 등록금의 `거품`을 철저히 빼는 계기로 작용하길 기대한다. 감사 결과를 전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는 점을 감사원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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