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한국물가정보가 최근 발표한 올해 추석 차례상의 비용조사를 보면 전통시장에서 마련할 경우 23만원대(4인 가족기준)라는 것. 이는 대형 할인점에서의 구입하는 비용 30만원대에 비해 7만원(29%)가량 싸다. 이는 어디까지나 통계수치에 불과하다. 하지만 추석 차례상은 전통시장에서 마련해야 제격이다.
중소기업청은 최근 `전통시장 가는 날`을 선포하고 월 1회 전통시장 가는 날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또 `가고 싶은 전통시장 50선`도 선정해 여름휴가를 이곳에서 보낼 것을 독려하고 있다.
대구 경북에서도 7곳의 전통시장 선정됐다. 대구에서는 봉덕신시장, 불로전통시장, 서남신시장 등 3곳과 경북은 경주 중앙시장, 안동 구시장, 영덕 영해시장, 영주 풍기선비골인삼시장 등 4곳이다. 이밖에 경북동해안 지역의 최대 전통시장인 포항 죽도시장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죽도시장은 대형마트와 견주어도 손색없을 만큼 경쟁력을 갖춘 전통시장이다. 하지만 자생력을 잃은 동네슈퍼가 문제다.
SSM(기업형 슈퍼마켓)이라는 이름으로 주택가 곳곳에 침투한 마트계열 매장은 오늘날 우리 사회에 만연한 자본, 규모, 마케팅의 위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들 기업형 매장들은 엄청난 자금을 쏟아부으면서 골목상권을 싹쓸이 하듯 장악하고 있다. 때문에 골목의 구멍가게들은 이미 설자리를 잃고 존폐위기에 처해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그리고 영세 자영업이 각기 역할분담으로 공존해야 하듯이 유통업 역시 각기 특성화된 기능과 장점으로 상생의 지혜를 도모해야 하는데도 지금의 현실은 약육강식이 지배하는 기형적인 시장구조로 변해가고 있다.
따라서 전통시장은 전통시장대로 그 역할을 강화하고 대형마트는 마트대로 소비자의 취향을 존중하면서 서로 선택의 폭을 넓히는 상생(相生)과 윈윈(Win-Win)의 시장질서가 자리잡아야 한다. 하지만 이미 대형마트로 쏠려버린 소비자들의 의식과 습관을 되돌릴 수는 없다.
(사)한국물가정보에 따르면 올해 추석 차례상을 준비하는 비용이 작년보다 20%가량 올랐다고 한다. 이왕이면 올 추석 차례상은 값싸고 넉넉한 인심과 정이 넘치는 전통시장을 찾아 마련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