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이 정도 비에 수도 서울 `물바다` 되나

고성협 기자
등록일 2011-07-28 21:02 게재일 2011-07-28 19면
스크랩버튼
지난 26일 밤부터 서울과 수도권, 강원도 등에 기습적인 폭우가 쏟아져 인명·재산 피해가 속출하고 수도 서울의 도시 기능이 한순간에 마비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26일 오후부터 27일 오전 11시까지 서울 지역에는 400㎜ 이상의 폭우가 내렸다. 하룻밤 새 6~7월 장마 기간 강수량(700㎜)의 절반이 넘는 비가 쏟아진 셈이다. 다른 지역에서도 27일 오전 10시 현재 경기 광릉(포천) 392.5㎜, 남양주 329.0㎜, 강원 춘천 262.5㎜, 부산 195.5㎜가 내렸다. 서울에서는 관악·서초·강남 3개 구에 호우가 집중됐다. 특히 관악구 일부 동에서는 오전 8시대 1시간 동안 100㎜ 이상이 쏟아졌는데 이는 100년에 한번 기록할 정도의 집중호우였다고 한다.

짧은 시간에 많은 비가 내리다 보니 지반이 약한 곳에서 산사태 피해가 컸다. 강원도 춘천시 신북읍에서는 한밤중에 빗물에 휩쓸린 토사가 펜션을 덮쳐 인하대 학생 10명과 주민 등 모두 13명이 숨졌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의 전원마을에서도 가옥 20여 채가 산사태로 매몰돼 주민 5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됐다. 춘천 펜션에서 사고를 당한 대학생들은 대학 내 발명동아리 회원들로서 초등학생 대상의 과학체험 봉사활동을 하러 갔다가 변을 당했다고 한다. 그냥 천재지변으로 돌리기에는 너무 비극적이고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서울 방배동 전원마을의 산사태도 무심히 봐 넘기기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그 중에서도 가장 부유한 지역으로 꼽히는 `강남`의 주택가에서 그런 `후진국형` 안전사고가 났다는 것은 다시 생각해 볼 문제다. 그만큼 우리 사회의 `안전 인프라`가 취약하고 안전불감증이 고질적이라는 사실을 반증하는 것이다.

어떤 나라이든 자연재해와 안전사고를 완전히 피해갈 수는 없다. 특히 태풍, 지진 같은 자연재해는 사회적 인프라가 발달된 선진국에도 큰 피해를 안겨 준다. 하지만 천재지변이 났을 때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은 당연히 인간의 몫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집중호우는 우리의 자연재해 대비가 극도로 취약하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줬다. 자연재해 대비는 평소 안전할 때 꾸준히 추진하는 것이 마땅하다. 일을 당하고 나서 `외양간을 고치는` 호들갑은 이제 그만 둬야 한다. 고도 경제성장 과정에서 불가피한 측면이 없지 않았던 `과속질주`의 관성도 이제 버릴 때가 됐다. 대신 국민의 생활안전 제고와 관련 사회 시스템의 확충에 더 많은 힘을 쏟아야 한다. 그래야 후진적 안전관리와 후진적 안전사고가 꼬리를 무는 악순환을 끊을 수 있다.

시·군 단체장의 ‘우리고장은 지금’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