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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승부조작 선수 이렇게 많았나

정상호 기자
등록일 2011-07-11 21:10 게재일 2011-07-11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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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발표한 프로축구 승부조작사건 2차 수사 결과는 너무 충격적이어서 축구팬들은 물론 국민들조차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지난해 6개 구단의 K리그 15경기(컵대회 2경기 포함)에서 승부조작에 연루된 현역 선수는 46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브로커 전주 등을 합치면 승부조작 가담자는 63명에 이른다. 1차 수사때 적발된 선수를 합하면 현역선수는 모두 53명에 달할정도다.

53명은 올 시즌 국내 등록선수 621명의 8.5%에 해당되는 수치다. 프로축구계는 연루 선수가 예상보다 많다며 충격에 빠진 모습이다.

이번 수사범위가 지난해 6월 이후 경기로 국한했는데도 이 정도이니 최근 2~3년간으로 수사를 확대한다면 연루선수는 훨씬 더 늘어났을 것이다.

검찰은 승부조작 연루 현역 선수 가운데 대가로 1천만원 이상 받은 전북 골키퍼 염동균 등 10명은 구속하고 최성국 등 36명은 불구속 기소했다고 한다.

구단 가운데는 승리수당이 없는 군인팀인 상무가 전 국가대표 김동현 등 가장 많은 15명의 선수가 승부조작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대구FC도 승부조작 당시 2010년 소속 선수 7명이 연루된 것으로 나타나 대구·경북에 연고를 둔 프로축구구단들도 예외가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검찰조사 결과 선수들은 승부조작 대가로 한차례 300만원에서 2천만원을 받았으며 조직폭력배들이 승부조작을 위해 선수들을 협박하고 승부조작을 기획한 배후로 지목됐다. 일부선수는 승부조작에 실패해 두차례에 걸쳐 8천만원을 뜯기기도 했다고 하니 가장 깨끗해야할 스포츠경기가 승부조작과 베팅 협박이 난무하는 도박판이 돼버리고 말았다.

이번 프로축구 승부조작 수사는 국가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 선수구성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스트라이커 최성국 선수도 결국 승부조작 연루로 기소됐고 홍정호 선수도 수사가 진행중이어서 출전이 힘들 전망이다. 검찰은 아직 경남 인천 제주 3개 구단에 대한 수사를 계속할 방침이어서 승부조작 전모는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검찰의 수사발표를 지켜보면서 이렇게 광범위한 승부조작이 이뤄질 동안 프로축구 구단들은 뭘 했는지 묻고 싶다.

혹시 알고도 파장을 우려해 묵인해온 것은 아닌지 아님 의심이 가도 증거가 없어 쉬쉬 해온건지 팬들에게 이번 사태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그게 축구팬들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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