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담 직후 양측이 발표한 6개항의 공동발표문에 따르면 두사람은 대학 등록금 인하와 대학 구조조정 병행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지만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의견을 달리했다고 한다. 손 대표는 당장 내년부터 `반값등록금` 시행을 요구했지만 이 대통령은 등록금 인하 시기와 폭, 방법에서 이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견이 있는 부문에 대해 계속 협의해 나가기로 한만큼 여야정 채널 등 후속협상을 통해 실현 가능한 해법을 조속히 찾길 기대한다. 또 다른 민감한 현안인 한·미FTA에 대해서도 이 대통령은 국가의 장래를 위해 비준안 처리에 협조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손 대표는 `재재협상`이 필요하다고 맞섰다고 한다. 기존의 입장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한 것이다.
나머지 의제 가운데 가계부채에 대해서는 경제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정부가 종합대책을 최대한 빨리 발표키로 했으며, 일자리 창출을 위해 공공 부문 일자리 창출 예산을 최대한 반영키로 했다. 또 저축은행 사건과 관련해서도 확실한 재발방지 대책과 함께 검찰수사와 국정조사에 최대한 협조키로 했다. 이밖에 손 대표가 요구한 추가경정예산 편성 문제에 대해 이 대통령은 국가재정법상 추경요건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거부의사를 밝혔다. 이처럼 이날 회담은 한번 만나서 풀기엔 과제가 너무 많았고 벅찼다고 할 수 있다. 양측 모두 일단 대화정치가 시작된데 의미를 둬야 한다고 평가한 이유다. 다음 만남에서 타결을 시도해야 하고, 이를 위한 실무차원의 대화도 계속돼야 한다.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민생안정이 시급하다. 이번 회담이 민생우선의 대화정치를 펼쳐나가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