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호 포항시장은 크고 작은 모임 때마다 막걸리(영일만 친구)만 고집한다. 이러다보니 박 시장이 자주 찾는 식당이나 술집들은 의례히 영일만 친구를 미리 사놓아야 한다.
영일만 친구는 우뭇가사리를 3㎛이하의 작은 입자로 분쇄한 뒤 포항쌀을 첨가해 식이섬유 함량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우뭇가사리는 소화를 잘되게 하고 막걸이의 칼로리 양을 크게 떨어뜨려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00㎖기준으로 일반막걸리가 50㎉에 비해 우웃가시리가 함유된 막걸리는 42~45㎉에 불과하다는 것. 그래서 인지 요즘 막걸리 애주가들로부터 포항 막걸리인 영일만 친구의 맛이 예전같지 않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막걸리 맛이 우리 고유의 텁텁한 맛이 나지 않고 너무 달작지근하다는 것. 시판 초기의 약간 텁텁한맛이 사라졌다고 한다. 우리 고유의 텁텁한 막걸리 맛에 익숙해 있는 노인층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고 한다.
막걸리산업의 경쟁력은 품질고급화다. 제조사인 동해양조장과 포항탁주가 너무 젊은층의 입맛에 맞춘게 아닌가 싶다. 인근 대구에서 생산되는 막걸리 `불로주`는 우리 고유의 맛을 살린 텁텁하면서도 혀끝에 착 달라붙는 듯한 느낌을 준다. 마셔보면 영일만 친구와 확연한 맛의 차이를 느낄 수 있다.
막걸리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막걸리제조사에 대한 전통의 맛 전수 및 기술지원이 절실하다. 전통 막걸리의 복원 및 지역특산물을 활용한 다양한 특산주 개발도 요구된다. 또 막걸리 제조 기능보유자 양성도 필요하다. 하지만 이같은 방안은 막걸리전용 품종개발 보급, 품질인증제 도입, 막걸리안전·안심시스템 구축 등 고기능성·고부가가치 막걸리산업 육성책이 우선돼야 한다.
포항 막걸리 영일만 친구가 진정 포항시민들로부터 사랑받으려면 우리 고유의 전통 막걸리 맛부터 되살려 놓아야 한다. 언제까지 박 시장의 지원만 받을 건가.